[古典여담] 南橘北枳 <남귤북지>

이규화 2021. 6. 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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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남, 귤 귤, 북녘 북, 탱자 지.

"강 남쪽의 귤을 강 북쪽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귤과 탱자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과 향이 다릅니다. 그 연유는 물과 토질 때문입니다. 저 죄인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초나라의 토질이 좋지 않은가 합니다. 본래 제나라에 있을 때는 선한 사람이었지만 초나라로 와 살면서 나쁜 물이 들었기 때문에 도둑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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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남, 귤 귤, 북녘 북, 탱자 지. 남쪽 땅의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가 된다는 뜻이다. 사람도 그 처해 있는 곳에 따라 선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됨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재상 안영(晏영)의 언행을 기록한 '안자춘추'(晏子春秋)에서 유래한다.

제나라에 안영이란 재상이 고명하다는 말을 들은 초(楚)나라 왕이 그를 초청했다. 안영을 골려주려고 죄인을 불러 놓고 어느 나라 사람이고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물었다. 죄인은 원래 제나라 사람이고 절도죄를 지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왕은 안영을 보고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 하는 모양이지요?"라고 물었다. 안영은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강 남쪽의 귤을 강 북쪽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귤과 탱자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과 향이 다릅니다. 그 연유는 물과 토질 때문입니다. 저 죄인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초나라의 토질이 좋지 않은가 합니다. 본래 제나라에 있을 때는 선한 사람이었지만 초나라로 와 살면서 나쁜 물이 들었기 때문에 도둑이 된 것입니다."

여기서 강은 회수(淮水)를 가리킨다. 북쪽의 황하와 남쪽의 장강 사이 중간에 있는 회수는 그 남북으로 기후 차가 큰 모양이다. 회남과 회북은 작물 재배에도 차이가 났다. 귤나무와 탱자나무는 속씨식물문, 무환자나무목, 귤나무 속으로 같은 뿌리다. 종(種)에서 귤나무와 탱자나무로 갈린다. 귤나무는 겨울에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아열대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탱자나무는 그 북쪽 온대지방에서도 잘 자란다. 큼지막한 가시가 총총 박혀있어 울타리로 많이 쓰였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귤화위지(橘化爲枳)가 있다. 뜻풀이는 같다. 근묵자흑(近墨者黑)도 있다. 먹을 가까이 하다 보면 검게 된다는 뜻이다. 남귤북지, 귤화위지, 근묵자흑 현상이 주변에서 종종 눈에 띈다. 윤석열 전 총장이 대권 도전 선언을 미루고 국민의힘 입당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귤북지가 생각났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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