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가오는 주차로봇시대, 관련인재 키워야

2021. 6. 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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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파킹클라우드 CTO
이상민 파킹클라우드 CTO

몇 년 전 차를 구매한 직후 새로 출시된 다른 차량의 영상을 우연히 목격했다. 주차면 앞에 차를 대충 세우고 나서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나와 휴대폰으로 차를 조종하면서 주차를 하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을 보고 그 차량을 구매할 걸 하는 약간의 후회를 하기도 했다. 운전경력 20년이라 주차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차면이 좁은 경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작년 8월 국내 최초로 주차 로봇이 경기도 부천에서 선을 보였다. 주차 로봇이라고 생각하면 로봇이 운전석에 타서 차량을 운전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면 팔레트가 차량을 들어 올려 주차장 안으로 옮겨 빈 공간에 차량을 주차한다.

반대로 차가 필요할 때에는 운전자가 엘리베이터 주차장처럼 키오스크에서 출차 요청을 하면 로봇이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운전자의 차를 들어 올린 후 갖다준다.

하지만 이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려면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있다. 들어 올리는 차량의 종류를 제대로 파악해야 차에 손상이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작은 경차, 대형 SUV 나 승합차는 크기와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되어야만 한다. 그래도 이 기술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차량 사이의 간격이 종이 한 장 들어가는 정도로 주차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율주행 로봇의 알고리즘도 매우 정교해야 한다. 로봇이 한 대만 움직일 때에는 별로 고려할 것이 없지만 2대, 3대가 되면 알고리즘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아니 뭐, 수십 대의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상품도 나르는 세상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물류센터의 재해발생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이 차인데 로봇이 주차하다가 사고가 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해결 과제는 로봇의 충전이다. 마찬가지로 주차 로봇도 자기가 충전소를 찾아가 충전해야 한다. 그동안에는 이 비싼 주차 로봇이 일을 못 한다. 그러면 그 시간에 일할 다른 로봇도 여유있게 준비되어야만 한다. 다른 방안으로는 주차 로봇이 움직이는 통로에 무선충전이 가능하도록 구축하면 되겠지만 주차장 공사 비용이 많이 들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사항들이 해결돼야만 로봇 주차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로봇의 가격도 비싸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중 삼중으로 주차한다면 주차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을 것이다. 그래서 로봇 주차는 한 두시간 쇼핑하고 나오는 쇼핑몰보다는 오랜 기간 주차해야 하는 공항, 열차역 주차장에서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는 이 로봇주차가 상용화되어 있다. 아직도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주차장에서 로봇이 움직이려면 여러가지 규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이러한 로봇 주차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자율주행 차량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주차장 입구에서 차를 내린 후 주차모드 명령을 내리면 차가 알아서 자기 주차 자리를 찾아가고, 휴대폰으로 나가기 5분 전에 나오라고 명령하면 문 앞에 대기하는 시대가 20년 안에는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 나아가서 80년대 유행했던 '전격 Z 작전'처럼 스마트 워치에 명령하면 차가 원하는 위치로 오도록 하는 시대가 언젠가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선 보다 많은 AI 엔지니어와 알고리즘 전문가들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찍어내듯이 AI 전문가 과정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AI와 알고리즘은 수학적인 능력이 뛰어난 인력들을 교육시켜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무 조건 없이 교육과정에 입과시켜서는 안 된다.

반드시 관련된 수학 능력 측정을 하거나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를 통해 선별된 인력들 위주로 교육을 시켜야 제대로 된 AI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발 국가에서 국비지원 IT 관련 교육을 제공할 때에는 학계에 있는 교수님들의 자문도 중요하겠지만, IT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현업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렴했으면 한다. 커리큘럼을 같이 만들고 지속적으로 평가해 해당 과정을 보완해 나간다면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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