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회장 '배고픈 애벌레'에 비유한 日 만평 역풍

최진주 2021. 6. 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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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니치신문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IOC 임원들을 유명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에 비유한 풍자 만평을 실었다가 역풍을 맞았다.

애벌레가 1주일 동안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자라 나비가 된다는 내용의 '배고픈 애벌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책으로, 에릭 칼 작가가 최근 별세해 각국 팬들이 추모하기도 했다.

애벌레의 얼굴은 바흐 위원장과 존 코츠 부위원장, 딕 파운드 위원 등 세 IOC 간부의 얼굴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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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칼의 유명한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왼쪽)와 이를 이용해 IOC 임원들을 풍자한 마이니치신문의 만평.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IOC 임원들을 유명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에 비유한 풍자 만평을 실었다가 역풍을 맞았다. 애벌레가 1주일 동안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자라 나비가 된다는 내용의 ‘배고픈 애벌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책으로, 에릭 칼 작가가 최근 별세해 각국 팬들이 추모하기도 했다.

문제의 만평은 지난 5일 자 마이니치신문 조간에 게재됐다. ‘배고픈 IOC, 먹어대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애벌레 세 마리가 ‘방영권’이라고 적힌 사과를 먹으려 하는 모습을 그렸다. 애벌레의 얼굴은 바흐 위원장과 존 코츠 부위원장, 딕 파운드 위원 등 세 IOC 간부의 얼굴을 닮았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고, 코츠 부위원장과 파운드 위원은 각각 “긴급사태선언이라도 올림픽은 개최한다” “스가 총리가 중지를 요청해도 올림픽은 한다”고 말한 인물이다. 옆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처럼 보이는 인물이 “희생이 필요해?”라고 말하면서 사과나무에 물을 주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배고픈 애벌레’를 출간한 가이세샤(偕成社)는 회사 공식 웹사이트에 이 만평에 항의하는 의견을 지난 7일 이마무라 마사키 사장 명의로 게재했다. 의견서는 “풍자의 의도는 분명하고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의 출판사로서 강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이 책의 즐거움은 애벌레의 건강한 식욕에 공감하는 아이들 자신의 ‘먹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나오는 것으로, 금전적 이권에 대한 욕망을 풍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의견서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큰 화제가 됐다. “출판사의 긍지를 보았다” “품위를 지키면서 보기 좋게 일침을 놓았다”는 등 칭찬이 잇따랐다. 1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마무라 사장은 애초 마이니치신문 웹사이트를 통해 의견을 전했으나 대답이 없어 공개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견서가 널리 읽힐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아 예상 밖의 반향에 놀랐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 홍보담당은 “이 만평은 비대해지는 IOC를 조롱한 작품”이라며 “이번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향후 지면 제작 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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