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노조 "쟁의행위 준비"..'파업' 않고 단계적 압박할 듯
"제시안 수용않기로..쟁의대책위 구성"
"단계적 압박"..처음부터 파업 강행 않을 전망
'최후통첩'했지만 재교섭 여지도 열어놔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지난 9일 사측이 제시한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쟁의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쟁의를 하더라도 당장 파업에 돌입하진 않고, 시설물 점거나 피켓팅에서 시작해 점차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쟁의 행위와 관련해 서로 격론을 벌이며 3시간 가량 장시간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곧바로 쟁의 세부 계획 수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계획 수립과 함께 쟁의행위에 대한 법률 검토도 거칠 것”이라며 “계획 수립 기한을 따로 정해두진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 기간 내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곧바로 ‘파업’이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설물 점거나 피케팅 등 파업보다 낮은 수위의 쟁의행위로 시작해 사측의 태도에 따라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에 나설 경우,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 그룹 최초 파업이 될 전망이었다.
사측에 요구한 최종안 요구가 ‘최후 통첩’이었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재교섭 여지도 열어놨다. 노조 관계자는 “제시안을 수정하거나 재교섭에 대해서도 여지는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이번 교섭에서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9일 오후 2시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에서 ‘2021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2일 교섭과 같이 노조 측에선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이, 사측에서는 인사 담당 임원 2명이 참석했다.
앞서 노사는 임금협상 결렬 약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결과물 없이 종료됐다. 이후 노조는 9일까지 최종안을 제시해줄 것을 사측에 요청했고, 사측은 9일 오후 2시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하자고 지난 7일 회신했다.
하지만 사측은 9일 열린 2차 교섭에서 최종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요구안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상 경영 현황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 요구안 수용 대신 노조와 인사팀의 특별 공식 합동기구를 설치해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정기적 회의를 통해 노동조건과 환경개선 활동을 논의하자는 것. 또 차기 임금협상부터는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와 먼저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초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2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4월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1%의 지지를 받고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조정 중지 판결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후 쟁의권 확보에 따라 파업 위기감이 높아지던 가운데 지난달 25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김정란·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이 면담을 하면서 지난 2일 임금교섭도 재개됐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 명 규모다.
신중섭 (doto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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