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명운 걸었다..르노삼성 XM3 다시 달릴까

박종오 2021. 6. 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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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형 XM3' 시승기
르노삼성자동차 2022년형 XM3 앞모습

르노삼성자동차는 절박했다. 10일 경기 용인시에서 열린 ‘2022년형 XM3’ 출시 간담회에 회사의 핵심 임원 3명이 총출동했다. 프랑스 출신 도미닉 시뇨라 대표이사와 권상순 연구소장, 김태준 영업마케팅본부장이 자동차 출시 행사에 함께 자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소개한 차량은 신차가 아닌 일부 기능과 디자인을 보완한 연식 변경 모델이다. 그런데도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는 총책임자들이 용인까지 뛰어온 것은 이 차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는 방증이다.

시뇨라 사장은 “올해는 르노삼성차에 매우 중요한 해”라며 “XM3 수출 물량을 제때 공급해야 회사 생존을 위한 이익을 창출하고 직원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에 공장을 둔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 자동차 판매량이 약 12만대로 1년 전과 견줘 35% 줄었다. 회사는 8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끝나며 수출 물량이 80% 가까이 감소한 여파다.

어려울 때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다. 국내에서 한 달에 많게는 5천대 이상 팔려나가며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대수 4만 대를 넘어섰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은 이달부터 유럽 28개국으로 수출된다. 러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 수출 물량을 한국의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에 내놓은 XM3는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2천만원 안팎인 젊은 감각의 소형 SUV를 앞세워 20·30대 사회 초년생 등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 2022년형 XM3 뒷모습

이날 경기 용인시에서 안성시를 오가며 2시간가량 2022년형 XM3를 타봤다. 안성으로 갈 땐 1332cc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TCe 260’ 차량을, 용인으로 돌아올 땐 1598cc 일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1.6 GTe’ 모델을 시승했다.

차량 외관은 일부 장식이 바뀐 걸 제외하면 이전 모델과 비슷했다. 다만 이번에 새로 추가된 XM3 빨간색 차량은 눈에 확 띄었다. 차 뒤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지는 쿠페형 디자인에 강렬한 빨간색이 꽤 어울렸다.

실내는 내비게이션 등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운전석 오른쪽의 9.3인치 화면과 좌석 등받이 통풍 시트, 가죽 커버, 보스 스피커 등 꼭 필요한 것만 담은 실용적 느낌. 뒷좌석도 키가 180cm가 조금 안 되는 기자가 앉았을 때 앞 좌석 등받이와 천정까지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갈 공간이 있었다. 그러나 수납공간이 다소 좁고 적은 게 아쉽다.

벤츠를 생산하는 독일 다임러와 공동 개발했다는 가솔린 터보 엔진은 낮은 배기량을 보완한다. 초반 가속이 빠르진 않지만 시속 80km를 넘어가도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엔진 소음이 거칠고 가속이 더딘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터보 엔진을 얹은 차량이 훨씬 운전할 만했다. 경쟁 차인 기아 셀토스나 한국지엠(GM)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차체 높이가 낮아서 코너를 돌 때도 쏠림이 덜했다.

2022년형 XM3는 자동차 안에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인카페이먼트 기능을 새로 넣었다. 다음달부터 편의점 씨유(CU), 주유소 지에스(GS)칼텍스와 제휴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차 안에서 커피를 미리 주문하고 카페에서 받아보니 생각보다 편리했다.

르노삼성차는 XM3에 남다른 기대를 건다. 이 차량을 지난 3월부터 프랑스 등 4개국에 사전 출시해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변수가 있다. 노조와의 지난해 임금 및 단체 협약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아서다. 노조의 파업과 사 쪽의 직장 폐쇄 조처는 이달 들어 잠정 철회돼 현재는 공장 가동이 정상화한 상태다.

시뇨라 사장은 “평화롭고 긍정적인 노사 관계를 정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2022년형 XM3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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