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풀려난 김학의 전 차관과 검찰의 '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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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혐의가 1·2심에 이어 10일 대법원에서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면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나마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스폰서 뇌물' 혐의마저 대법원은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삼아 다시 재판하라는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된다면 검찰 고위 간부가 성접대를 비롯한 뇌물을 수수한 추악한 사건이 형사사법의 그물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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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혐의가 1·2심에 이어 10일 대법원에서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면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나마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스폰서 뇌물’ 혐의마저 대법원은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삼아 다시 재판하라는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이날 보석 허가로 풀려난 김 전 차관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며, 결국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게 된다면 검찰 고위 간부가 성접대를 비롯한 뇌물을 수수한 추악한 사건이 형사사법의 그물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이런 부정의를 초래한 검찰의 원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2013년과 2014년 두차례 초기 수사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런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별장 동영상’이 있음에도 압수수색 한번 없이 잇따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9년 ‘미투’ 국면과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밀려 마지못해 재수사에 나섰지만 이미 공소시효 문제로 처벌 가능성이 낮아진 뒤였다. 은폐·축소 수사에 대한 책임 규명도 뒤따르지 않았다. 재수사에서도 검찰은 ‘당시 수사팀이 대가성을 찾지 못해 뇌물죄를 적용하지 못했다’거나 ‘피해 여성의 진술을 믿기 어려웠다’며 방어막을 치기에 급급했다. 재수사, 재재수사를 거쳐도 범죄를 저지른 검사나 이를 덮어준 검사 모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부조리가 법의 이름으로 용인되는 형국이다.
이와 별개로 대법원이 이날 판결에서 ‘검사의 증인 회유·압박’ 의혹에 대해 재판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심 유죄의 근거가 된 스폰서 최아무개씨의 진술이 ‘검사 면담’을 전후해 바뀌었는데 이 과정에서 검사의 회유·압박·유도 등이 없었다는 점을 검찰 쪽이 증명하라는 것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 사건 재판에서도 주요 증인이 검사 면담에서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런 주장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새로운 기준이 제시된 셈이다. 그동안 용인되던 검찰의 불투명한 수사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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