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들 "넘치는 현금 감당 못해".."다른 은행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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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이 현금은 넘쳐나는데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낼 뾰족한 수가 없어 기업 고객들의 예금을 거부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집계한 미국 은행의 총 예금은 지난달 26일 기준 17조900억달러(약 1경9931조6500억원)다.
MMF 자산은 은행 자기자본 규정에서 예금과 달리 취급돼 은행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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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안해 운용 수익 못 내..자기자본 확충 부담도
"부자연스럽고 장기적으로 안 좋은 시스템"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집계한 미국 은행의 총 예금은 지난달 26일 기준 17조900억달러(약 1경9931조6500억원)다. 이는 불과 2개월 만에 411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년간 평균치의 4배에 달한다.
연준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기업들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기로 한 양적완화 정책의 영향이다. 게다가 경기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데도 기업들은 아직 은행에 예치해둔 현금을 줄이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미국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의 1분기말 현금성 자산은 102억달러(약11조4000억원)로 1년 전보다 45%나 불어났다.
문제는 은행들이 넘쳐나는 기업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대출 수요가 예금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 은행의 전통적 주 수입원인 순이자마진(NIM.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늘리기 힘들다. 연방 예금 보험 공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은행들의 NIM은 1분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기준 행 총예금 대비 총대출 비율은 61%로, 지난해 2월 75%에서 14%포인트 하락했다.
게다가 자기자본을 자산의 3%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 때문에 불어나는 예탁금은 은행들의 자기자본 확충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에 몇몇 은행들은 결국 기업 고객에 현금을 다른 데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은행을 상대로 기술 경영 자문 등을 제공하는 업체 노반타스의 임원인 피트 길크리스트는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추가 예금에 더 낮은 이자를 주거나 다른 소형 은행에 자금을 옮기도록 요구하는 전략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뉴욕멜론은행(BNY Mellon) 등 일부 은행은 최근 고객들이 예금을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기도록 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MMF 자산은 은행 자기자본 규정에서 예금과 달리 취급돼 은행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의 제니퍼 핍자크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치금을 거절하는 최근 사례는 은행 시스템에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좋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성채윤 (chaecha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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