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사랑해"..건물 붕괴로 참변 9명의 사연 국민들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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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후배를 만나러 나선 10대 아들, 아버지와 함께 버스 앞·뒤 좌석에 따로 앉은 30대 막내딸, 구청 환경 미화 일 마치고 장 본 뒤 귀갓길에 오른 50대 어머니, 큰아들 생일날 밥 차려주고 출근했던 60대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승하차를 위해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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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유가족 오열·조문객 안타까움에 '눈물바다'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동아리 후배를 만나러 나선 10대 아들, 아버지와 함께 버스 앞·뒤 좌석에 따로 앉은 30대 막내딸, 구청 환경 미화 일 마치고 장 본 뒤 귀갓길에 오른 50대 어머니, 큰아들 생일날 밥 차려주고 출근했던 60대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 재개발 현장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9명의 안타까운 사연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승하차를 위해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쳤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던 딸과 아들, 어머니 등 9명의 버스 승객은 갑작스러운 참사로 가족의 곁을 떠났다.
음악가가 꿈이었던 고등학교 2학년생 김군은 사고 당일 학교 수업이 비대면이었지만 교내 음악동아리에서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김군은 동아리모임이 끝난 뒤 오후 4시2분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버스 탔어요. 집에서 만나요. 사랑해요"라고 들은 아버지는 아들의 마지막 전화일 거란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다.
2대 독자 늦둥이인 김군은 애교도 많고 어머니가 늦게 귀가하는 날에는 30여분간 안방 침대에 누워 어머니를 기다리던 아들이었다.
10일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김군의 빈소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박군은 조문에 앞서 "평소 활발하고 밝은 친구였다"며 "고등학교 가서도 연락을 자주 하며 친구들과도 잘 지내던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부모와 떨어져 살다가 본가에 방문한 A씨(31·여)는 아버지와 함께 버스 뒷좌석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버스 앞자리에 앉은 아버지는 크게 다쳐 광주기독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우리 딸은 괜찮냐"라고 물었으나 의료진은 당시 확인이 어려워 답을 해주지 못했다.
장례식장에 상주하는 공무원은 "아직 아버지는 딸의 소식을 못 접한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동구청 별관에서 환경 미화를 하던 B씨(53·여)는 일을 마친 뒤 어머니와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지금 외할머니랑 헤어지고 54번 타고 가니까 이따가 짐 받으러 나와줘"라고 전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B씨의 동료는 "참한 친구다. 평소 예의도 바르고 일도 열심히 하던 친구"라며 "참 좋은 사람인데 이런 사고를 당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C씨(65·여)는 큰아들 생일날 사고를 당했다. 미역국을 끓여놓고 식당 출근을 위해 아들 얼굴도 못보고 집을 나섰다.
일을 마친 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 C씨는 사고 20여분 전 아들과 마지막 통화를 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조선대병원(4명), 전남대병원(3명), 기독교병원(2명)에는 10일 하루 종일 유족들의 오열과 지인들의 안타까운 절규로 가득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승하차를 위해 정차한 시내버스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탑승객 17명 중 고교생을 포함해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를 포함한 8명이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h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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