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빅테크 첫 손해보험 출범 초읽기
초기엔 카카오페이 플랫폼 활용
휴대폰 등 '단기소액' 공략할 듯
"기존 보험업계 변화 불가피"
[경향신문]
카카오라는 ‘메기’가 손해보험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카카오 계열사들의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보험업계 구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가칭 카카오손해보험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설립 예비허가를 신청한 지 6개월 만이다. 자본금은 1000억원이고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가 각각 60%와 40%를 출자했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빅테크가 디지털 보험사 예비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카카오는 기존의 결제와 송금, 증권, 은행에 보험까지 추가하며 종합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눈앞에 두게 됐다. 금융위는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 및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 증진 및 보험산업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올해 안에 본허가를 받아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 일상생활 속 보장 사각지대를 겨냥한 보험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의 최대 강점은 카카오페이라는 강력한 플랫폼과 이를 활용한 편리한 가입과 간편한 청구다.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는 3600만명(4월 기준)에 이른다. 보험업계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출범 초기에는 여행자 보험, 휴대폰 보험 등 플랫폼의 강점을 이용하는 단기 소액보험과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자동차보험을 먼저 공략하고 차츰 장기보험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토스와 카카오뱅크 사례로 미뤄볼 때 기존 보험업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보험업계 우수 인력을 카카오손보가 대거 영입해 짧은 시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카카오손해보험이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다면 가입자 수에서 역전당할 수 있다. 캐롯손보의 후불제 퍼마일자동차보험 가입자는 20만여명이다.
반면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만으로는 수익성 좋은 장기보험 시장을 공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장기보험의 대면영업을 대체할 시스템을 개발하자면 몇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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