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가 너무 높네"..하반기 쏟아지는 기업공개, 작년같은 5배 수익은 힘들 듯

권유정 기자 2021. 6. 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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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카뱅 등 연내 코스피 입성
지난해 공모주 1년 수익률 최대 '500%'
증권가 "IPO 시장 과열..공모가 하회 가능성도"

올해 공모주 대어(大魚)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모 시장 과열을 우려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다.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러스트=박상훈

최근 들어 공모주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기업공개(IPO)된 기업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 F&F, 제주맥주 등 13개 기업이다. 이 기업들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251대1,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983대1을 각각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상장한 기업들도 모두 희망공모가 상단 이상의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공모 금액과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월별 기준으로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며 “예상 공모 금액은 1조2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대, 시가총액은 8조~10조원대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공모주 열풍은 신규 IPO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3월 18일 상장)는 전날보다 1000원(0.64%) 오른 1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6만5000원)보다 140.77%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준으로 솔루엠(24807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이하 SKIET)는 각각 61.18%, 35.71%, 상승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나선 기업들 중에서는 박셀바이오(323990)가 일 년 만에 공모가 대비 529.33%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파마(032300) 주가는 401.11%상승했고, 명신산업(009900), 하나기술(299030), 알체라(347860)도 200% 넘게 주가가 올랐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상장된 대부분의 공모주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이 공모 시장으로 흘러갔기 때문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한다.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IPO가 중단됐다가 하반기에 다시 시작되자, 박셀바이오처럼 상장 후 3개월 주가가 공모가 대비 3~6배로 오르는 기업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는 공모주 기대 수익률이 점점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공모주들이 높은 성과를 내면서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올해도 이어지고는 있지만, 고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공모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 과열로 기업들의 공모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주간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 또는 이를 초과하는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발행자는 유리하고, 시장 참가자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SKIET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 직행)에 실패했다. 당시 SKIET는 시초가(21만원)보다 5만5500원(26.43%) 하락한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5거래일 내내 낙폭을 키웠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오는 20일부터 공모주 청약에서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청약을 제한하기로 했다. 공모주 균등 배정 제도의 실효성과 공모주 배정 기회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한 사람당 계좌 하나만 청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일부 수그러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으로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IPO의 고점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반기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은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SD바이오센서의 경우 IPO 일정이 확정됐고 10일, 11일 이틀간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9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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