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무너진 몬스터, '윈디 시티'에서 살아날까 [류현진 미리보기]
버팔로의 바람은 매서웠다. 이 바람과 함께 시즌 최다 실점으로 무너졌던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투수 류현진(34), 이번에는 '윈디 시티' 시카고를 찾는다. 그의 시즌 12번째 상대는 37승 24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류현진) vs 시카고 화이트삭스(댈러스 카이클), 개런티드레이트필드, 시카고
6월 11일 오전 9시 10분(현지시간 6월 10일 오후 7시 1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1(토론토), NBC스포츠 시카고(화이트삭스)
한국 중계: 스포티비 프라임
바람과 함께 무너지다
류현진은 지난 6월 5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경기에서 5 2/3이닝 7피안타 2피홈런 3볼넷 1탈삼진 7실점 기록했다. 팀이 1-13으로 크게 패하며 시즌 3패(5승)를 기록했다. 2.62였던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올라갔다.
홈런 두 방이 아쉬웠다. 5회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솔로 홈런, 그리고 6회 마틴 말도나도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두 홈런 모두 좌측 담장으로 넘어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특히 6회 만루홈런에 대해 "바람을 타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류현진 자신도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비도 안일하게 대응했다. 2루타 중 몇 개는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였다. 여러모로 류현진에게는 아쉬운 하루였다.
그렇다고 이런 내용들이 그의 투구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경기부터 제구에서 실투가 많았다"며 제구가 날카롭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직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경기에서는 그래도 5이닝 2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시즌 최소 탈삼진, 최다 볼넷 허용이 이를 잘 말해준다.
계속되는 강팀들과 승부
토론토는 현재 31승 28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지구 1위 탬파베이 레이스와 6게임차, 와일드카드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는 3게임 차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권까지는 격차가 제법 있지만, 6월초에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나쁜 상황은 아니다.
빈자리가 보였던 로테이션은 로스 스트리플링, 그리고 콜업된 알렉 매노아가 자기 역할을 해주며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이번 시리즈 앞서 선발 등판한 로비 레이, 매노아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졌다. 한때 쉽게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현재 토론토는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중이다. 하위권 팀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2연전으로 잠시 한숨 돌렸으나 이후 휴스턴, 화이트삭스, 보스턴 레드삭스, 양키스 등 쉽지않은 팀들을 상대했거나 상대할 예정이다. 휴스턴과 홈 3연전은 1승 2패로 내줬고, 이번 시리즈는 현재 1승 1패로 나눠가졌다. 류현진이 이른바 '러버 게임(Rubber game)'에 등판하는 것이다.
이날 경기는 포수 대니 잰슨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다른 포수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번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이런 일이 딱 한 번 있었다. 2020년 8월 23일 탬파베이 원정에서 리즈 맥과이어와 호흡을 맞췄고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토론토 타자중 최근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조 패닉. 5경기에서 16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루타 2개 기록중이다. 캐반 비지오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잡았고, 이를 잘 살리고 있다. 이날도 출전이 유력하다. 이번 시즌 MVP급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5경기에서 1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보 비셋은 유격수 수비는 조금 아쉽지만, 타석에서는 20타수 8안타로 선전중이다. 랜달 그리칙은 5경기 18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이중 2안타가 담장을 넘어갔다.
지구 1위팀
앞서 지난 5월 25일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5 2/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 기록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은 "중부 지구 1위팀 답게 끈질긴 면이 있었다"며 화이트삭스 타선에 대해 말했다. 화이트삭스 타자들은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화이트삭스 타자들은 최근 6경기에서 27점을 뽑으며 팀 타율 0.229 출루율 0.306 장타율 0.406 8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아메리칸리그 14위, 출루율과 장타율은 9위, 홈런은 6위다. 좌완 상대로는 타율 0.270 출루율 0.349 장타율 0.459 20홈런 72타점 기록중이다. 타율은 리그 3위, 출루율 2위, 장타율 2위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 좌완 선발 상대로 14승 4패로 강하다. 이들에게 패배를 안긴 좌완 선발은 타릭 스쿠발, 조던 몽고메리, 마이크 마이너 단 세 명이다. 마이너는 두 차례나 패배를 안겼다.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뺏었던 앤드류 본은 '좌완 킬러'다. 좌완 상대 48타수 14안타 4홈런 8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전날 선발 제외됐던 예르민 메르세데스도 좌완 상대로는 51타수 19안타 2홈런 11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에 선발 출전 가능성 높다. 지난 시즌 MVP 호세 아브레유는 좌완 상대로 47타수 11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11안타중 5개가 담장을 넘어갔다.
※ 류현진 vs 화이트삭스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애덤 이튼 11타수 2피안타 1타점 2탈삼진
야스마니 그랜달 5타수 1피안타 1타점 2탈삼진
제이크 램 1타수 무피안타 1타점 1볼넷
참고 모델
상대 선발은 좌완 댈러스 카이클(33)이다. 화이트삭스와 3년 5550만 달러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보내고 있다. 2015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출신인 그는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65 2/3이닝 던지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4.25 기록중이다. WHIP 1.294, 9이닝당 피홈런 1.2개 볼넷 2.6개 탈삼진 4.5개 기록중이다. 통산 기록(0.9/2.6/7.0)과 비교하면 탈삼진 능력이 조금 떨어진 모습.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싱커 38.3% 체인지업 32% 커터 20.7% 슬라이더 7.5% 포심 패스트볼 1.5%의 비율로 던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류현진이 카이클의 투구 내용을 참고해 커터를 장착한 이야기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일종의 '참고 자료'였던 것. 류현진과 카이클이 맞대결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평균 타구 발사 속도 상위 12% 기록중이지만, 기대중출루율(xwOBA) 하위 6%, 기대평균자책점 하위 6%, 기대피안타율 하위 1%, 기대장타율 하위 9%, 헛스윙 유도율 하위 9% 등 여러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美 알링턴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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