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 조규성, "추운 겨울 아침 점호 때 오세훈 병장이 장갑을 건넸다"

이승우 2021. 6. 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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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OSEN=이승우 기자] 절친한 동료이자 경쟁자인 오세훈과 조규성이 군대 선후임으로 만난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이 12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올림픽 본선까지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상 최종 모의고사격 경기다. 

현재 김학범호는 제주에서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태국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를 중심이 되어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여기에 이강인, 이승우, 정우영, 백승호 등이 합류했다. 

이번 소집 기간에도 올림픽팀의 공격은 조규성과 오세훈이 책임진다. 올림픽 본선 엔트리에 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규성과 오세훈은 지난해 U-23 챔피언십에서 벌갈아 출전 기회를 받으며 받은 기회를 제대로 살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둘은 동반자이자 경쟁자로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10일 오후 진행된 비대면 인터뷰에서 조규성과 오세훈은 "올림픽 팀으로 국내 평가전이 오랜만인데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둘은 스트라이커인 만큼 골로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규성과 오세훈은 올림픽 대표팀 동료인 동시에 군대 후임과 선임 사이다. 조규성인 이제 일병이 된 김천 상무의 막내지만 오세훈은 전역이 한 달도 안 남은 최고참이다. 나이로는 조규성이 한 살 형이지만 오세훈에게 '오세훈 병장님'이라며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있다. 

조규성은 입대 후 더 다부진 몸을 갖게 됐다. "작년에 K리그1에서 뛰었는데 (정)태욱이한테도 많이 밀렸다. 약이 올라서 힘을 길렀다. 주변에서 왜 이렇게 커졌냐 물어보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오세훈은 오는 23일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이다. 오세훈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입대를 했다. 아산에 있을 때 의경으로 복무하는 형들이 어린 나이에 무조건 가라고 하더라. 빠르게 병역을 해결해서 더 큰 꿈을 꾸고 싶다"라며 향후 계획을 전했다.

둘이 함께 하는 군생활은 어떨까. 조규성은 "훈련소에 1주일만 있다가 나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었다. 추운 겨울에 아침 점호를 하는데 장갑도 안 끼고 나갔다. 뒤에서 오세훈 병장이 장갑을 주더라. 군대에 내 편이 있다는 마음에 좋았다"라며 미담을 공개했다. 이에 오세훈은 "대표팀에서 가장 친한 형이다. 지금은 완전 후임이지만 그때는 너무 안쓰러웠다"라고 답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세훈과 조규성은 입을 모아 올림픽 본선 출전을 1차 목표라 말했다. 오세훈은 "올림픽에 나가는 게 1차 목표다. 올림픽 팀이 금메달을 향해 준비 중인데 모두가 메달을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규성 역시 "당연히 본선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게 첫번째"라며 "조별리그 통과 후 토너먼트에 가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이기다보면 금메달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 덧붙였다. 이어 "(메달을 따고 조기전역하는 것을) 상상은 해봤지만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게끔 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올림픽팀에 주축 스트라이커가 둘이나 있지만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조규성은 "아시아에서는 일단 막을 수비수가 없겠다 싶었다. 두 골이나 넣고 완벽하면서도 쉽게 넣었다"라며 감탄했다. 오세훈도 "골도 골인데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인상적이고, 배워야 할 점"이라 호응했다. 

그럼에도 오세훈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역할은 내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공중볼, 몸싸움에서 나은 것 같다"라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이어 "조규성 일병과도 스타일이 다르다. 내가 그래도 볼 소유가 더 나은 것 같다"라 덧붙였다. 조규성은 "공간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더 좋지 않나 싶다"라고 응수했다.

좋은 제자가 있는 이유는 역시 좋은 스승이 있어서다. 올림픽팀 수석코치는 K리그 레전드 스트라이커인 '샤프' 김은중이다. 조규성은 "패스를 받을 때나 슈팅으로 갈 때 첫 터치에 대해 배운다. 김 코치님 영상을 참고한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역시 "슈팅을 위한 터치 부분에서 많이 강조하신다. 크로스에서 움직임을 강조한다. 결국에는 골에 대한 부분을 많이 알려주신다"라고 전했다. 

둘은 스트라이커로서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밝혔다. 조규성은 "현존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황의조 선수를 많이 배우고 싶다. 나중에는 제2의 조규성을 꿈꾸는 후배들이 많아지게 하고 싶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오세훈은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한 단계 성장해서 A대표팀에 가고 싶다. 너무 멀게만 느껴졌는데 한 단계 한 단계 성정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라 말했다. 

끝으로 오세훈은 "항상 팀에 올 때마다 희생을 하는 마음으로 온다. 팀을 위해 맞추는 선수 희생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라며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조규성도 "더 간절한 마음으로 희생하고 도움이 되도록 뛰겠다"라 덧붙였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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