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란듯..바이든 "화이자 5억회분 100개국에" 통큰 기부

최서윤 기자,최종일 기자 2021. 6. 1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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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지 공급..中 백신외교 견제·리더십 회복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인 유럽 방문을 위해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최종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이자 백신 5억 회분을 구매해 전 세계 100개국에 보내는 대대적인 '백신 외교'에 나선다.

중국이 80여 개국에 공여하고 40여 개국에 수출한 3억5000만 회분을 뛰어넘는 '물량 공세'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화이자 백신을 이용한 '질적 우세'로 대(對) 중국 견제 의도가 역력하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세계를 구하는 이미지를 구축,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과 소프트 파워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언론들 일제 보도…10일 영국서 공식 발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화이자 백신 구매 계약 소식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주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이날 밤 영국에 도착한 상황으로, 백신 구매 사실은 현지 시간으로 10일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도 영국 방문에 동행, 발표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억 회분은 올해 중으로 받고, 나머지 3억 회분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받아 국제백신협력프로그램 '코백스'로 전달, 92개 저소득국과 아프리카연합(AU)에 보내질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이달 말까지 미국이 확보한 백신 최소 8000만 회분을 나누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1900만 회분은 코백스로, 600만 회분은 인도와 멕시코 등 개별국가로 직접 보낸다. 한국도 얀센 백신 100만 회분을 받았다.

◇"미국이 돌아왔다"…민주주의 리더십 회복: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백신 이니셔티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미국 우선주의' 전략으로 손상된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과 소프트 파워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 기간 주요 7개국(G7),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폭넓은 국제회의 일정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으로 위협받는 민주주의의 리더십을 다시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미는 국민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백신을 맞았지만, 많은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이 아직 전 국민 접종을 시작도 못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팬데믹 극복의 시급한 과제이자, 리더십을 증명할 기회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 이후 발표할 공동성명을 통해 전 세계 성인 80%가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1년간 최소 10억 회분의 추가 백신 공급을 약속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컨설팅사 브릿지 베이징이 정리한 전 세계 중국 백신 공급 분포도. © 뉴스1(브릿지 베이징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백신외교' 견제: 팬데믹 초반 중국이 선전한 백신외교 주도권을 되찾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백신 이니셔티브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일 "지금까지 80여 개국에 백신을 지원하고 40여 개국에 수출, 총 3억5000만 회분의 백신이 다른 나라에 제공됐다"고 밝혔다.

올 초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국용 백신 확보에 여념이 없는 동안,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적인 공공재로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이행해온 것이다.

중국이 발 빠르게 개발한 시노팜에 이어 시노백도 이달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으면서 그간 아프리카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대륙을 공유한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도 활발히 진행된 중국의 백신외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이 이미 백신외교로 소프트 파워를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과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중국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화이자 백신 '통큰' 계약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제프리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접종 캠페인을 모멘텀으로 활용해 민주주의 국가들을 결집하고,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백신 무기고가 돼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같이 맞자"…절박한 외침 '부담': WHO 등 많은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미국 등 부국들에 개도국과 백신을 나누라고 목소리를 높여온 점도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코로나19 백신 특허 등 지식재산권 유예안을 지지하며 공을 제약사들에게 넘겼지만, 당장 한 병의 완제품 백신이 급한 개도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부딪혔다.

특히 유럽이 지재권 유예는 제약업계 혁신을 가로막는다며 반대를 선언하자, 결국 입장을 선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 듀크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의 크리쉬나 우다야쿠마르 박사는 "G7 정상회의 계기 미국의 글로벌 백신 이니셔티브를 포함해 G7 국가 및 EU 회원국 간 조율된 실질적인 조치가 마련된다면 이번 주는 팬데믹 국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2021년 5월 14일 12세 제이어 플로레스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 © AFP=뉴스1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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