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선언 '대만' 명기 논의..민주진영 연대로 '中포위망' 구축
- ‘3C + 2D’핵심 의제
홍콩·신장 등 中인권까지 겨냥
코로나 백신 지원·분배안 발표
기후변화는 英 주도로 다룰 듯
中·러·이란·北 등에 공동대응
기술 유출 감시망 구축할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인 영국에 도착하면서 G7 정상회의를 무대로 한 다자간 외교 전쟁의 막이 올랐다. 오는 11~13일 영국 콘월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서는 △중국(Chin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Covid 19) △기후변화(Climate Change) △민주주의(Democracy) △디지털(Digital)의 ‘3C+2D’가 핵심 화두가 될 전망이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 동맹의 복원을 통한 중국·러시아에 대한 견제 구도 완성과 함께 인류가 당면한 공통 과제에 대한 미국 주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
◇‘3C’ 중국·코로나19·기후변화 =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패권주의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마련이 회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G7 회원국들은 중국의 ‘핵심이익 침해’라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정상선언에 처음으로 명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과 신장(新疆)위구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인권 탄압에 관련한 언급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구축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된다.
코로나19 백신 지원과 분배 방안에 대한 공동 발표도 예고되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5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내년 상반기까지 92개 저소득 국가와 아프리카연합에 지원하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백신 지적재산권과 잉여 백신 지원방안에 대해 회원국 간에 의견 차가 있어 일부 전문가는 “백신 문제가 G7의 갈등을 깊게 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관련 논의도 의장국인 영국 주도로 다뤄질 예정으로, 지난 5월 G7 기후·환경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2030년대 전력 생산 관련 탈탄소화 노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윤곽이 잡히면 오는 11월 열릴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최종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2D’ 민주주의·디지털 =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기존 회원국들 외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추가로 초청해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11개국(D11)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이는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를 비롯해 이란 및 북한 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주의 진영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아시아·중동 문제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디지털 관련 논의도 핵심 의제 중 하나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인공지능(AI), 양자기술·첨단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공동 감시체계가 만들어질지가 관심사다. 최근 미국 최대 송유관업체 등이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사이버 안보 관련 논의도 이뤄진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논의를 주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선영·김남석 기자
※콘월(Cornwall)
오는 11∼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콘월은 영국에서 가장 남서쪽에 위치한 주이자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다. 아서왕이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콘월은 18~19세기까지 광업이 번성했지만 현재는 풍력 발전의 중심지로 꼽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올여름 콘월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중대한 변화와 진보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카비스 베이 리조트는 1894년 만들어진 127년 전통의 3층짜리 호텔로, 1914년 영국의 유명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3주간 머물렀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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