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 "이태원발 코로나19 게이 차별→'보랩' 동성 키스 삭제, 여전히 어두운 현실"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메이드 인 루프탑' 김조광수(57) 감독이 한국 사회의 여전한 성소수자 차별적 시선에 대해 지적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10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3일 퀴어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으로 관객들을 찾아가며 작품과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차 하늘(이홍내)과 썸 1일차 봉식(정휘)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고! 힙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텐션 서머 로맨스물. 현 사회 문화적 관심의 중심에 선 90년대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MZ 세대의 공감을 유발하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유쾌 발랄하게 담았다.
김조광수 감독이 2012년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이후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작이다. 그는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을 통해 충무로 대표 제작자로서도 굵직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 김조광수 감독은 "예전에 퀴어 콘텐츠들은 주로 희화화되는 방식으로 쓰였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고 주류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뮤지컬계는 퀴어 콘텐츠가 주류가 된지 오래됐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내 그는 "하지만 여전히 어두운 면이 없지는 않다. 지난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게이' 클럽이라고 따옴표가 붙더라. 만약 그게 이성애 클럽이었다면 '이성애'라고 붙이지 않았을 거다. 마치 게이들은 주의를 많이 안 하는 것처럼 딱지를 붙여서 선재적으로 검사를 받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런 상황을 여전히 만드는 게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다.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예전에 비하면 훨씬 밝고 명랑한 퀴어들이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공중파에선 아직도 퀴어 콘텐츠에 지레 겁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지상파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애 키스신을 삭제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사전에 감독에게 물어봤다면 과연 키스신을 삭제해도 된다고 했을까? 안 했을 거다. 이성애 키스는 보여줄 수 있지만 동성애는 보여줄 수 없다, 이 생각 자체가 차별인데 이를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대단한 키스신도 아니고 이미 극장에서 천만 관객들이 본 영화인데 그렇게까지 겁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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