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 "공중파 동성 키스 삭제=차별, 겁 낼 필요 없다"[EN:인터뷰③]

배효주 2021. 6. 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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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감독이 "성소수자에 대한 폭넓은 인식이 생겼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김조광수 감독은 6월 10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밝고 명랑한 퀴어영화를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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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감독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포스터

[뉴스엔 배효주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성소수자에 대한 폭넓은 인식이 생겼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김조광수 감독은 6월 10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밝고 명랑한 퀴어영화를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차 ‘하늘’과 썸 1일차 ‘봉식’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고! 힙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텐션 썸머 로맨스다.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고, ‘자이언트 펭TV’의 메인 작가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염문경 작가가 각본으로 참여했다.

청량美 가득한 청춘들의 쿨하고 힙한 연애담은 물론, 기나긴 취준 생활과 ‘텅-장’, ‘플렉스’부터 ‘BJ’라는 직업까지 트렌디하면서도 현실 공감을 자극할 요소들이 가득한 MZ 세대의 취향 저격 무비라는 설명이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폭주하는 악귀 ‘지청신’으로 존재감을 발산한 이홍내와 뮤지컬계의 스타 정휘, 유수의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곽민규, 부드러운 매력으로 감성을 배가시키는 강정우가 열연을 펼친다.

90년대생 게이들의 로맨스를 그린 김조광수 감독. 그는 인터뷰를 통해 "제 주변에도 이렇게 밝고 명랑한 게이 캐릭터가 많다"며 "제 세대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폭넓지가 않았다. 그래서 빨리 깨닫지도 못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오래 걸렸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성소수자가 뭔지 10대 이전에 이미 알고 있고, 본인이 그렇다는 것도 빨리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90년대생 게이들은 '나의 정체성이 내 앞길을 막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어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이와 같은 자신감을 가져 사회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지난해 이른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왔을 때, 그게 이성애자들이 가는 클럽이었다면 '이성애자 클럽'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붙지 않았을 것"이라며 "성소수자들에 딱지를 붙이는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인 것 같다. 또 차별금지법이 폐기되면서 지금까지 제정되지 않고 있는데, 그런 것만 봐도 현실은 녹록지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드라마 '마인' 등 동성애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몇 달 전 SBS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특선영화로 방영하며 동성간 키스신을 삭제하고 내보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동성간 키스를 공중파에서 보여줄 수 없다고 하는 게 차별인데, 그게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지레 겁먹는 거 같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겁낼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도 전했다.

또한 김조광수 감독은 "사람들이 제게 '두려움 없이 사는 것이 부럽다'고 하는데 저도 두려움이 많다. 낙천적인 캐릭터여서 극복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메이드 인 루프탑'은 오는 23일 개봉한다.(사진=엣나인필름)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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