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인터뷰] '루카'를 만든 두 한국인 조성연·김성영 "수채화 같은 작품, 재택 작업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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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와 비늘이 달린 초록색 바다 괴물 소년은 바다 밖 땅 위 세상이 궁금하다.
땅 위로 올라오자 인간의 모습이 된 소년은 처음 마주하는 별천지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잊지 못할 여름을 보내게 된다.
호기심 많은 소년들이 머릿속에 그려보는 이 모습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현해내고 싶은 상상력이 새로운 기술의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루카'는 코로나로 인해 작업 전반이 직원들의 재택근무로 이뤄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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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마을로 올라온 바다 괴물 소년의 모험기
'조명 담당' 韓애니메이터 "빨래 그림자도 신경 써"
'레이아웃 담당' 韓애니메이터 "'기생충' 상영 때 자부심"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지느러미와 비늘이 달린 초록색 바다 괴물 소년은 바다 밖 땅 위 세상이 궁금하다. 소심하고 두려움도 많지만 자신을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어 용기를 낸다. 땅 위로 올라오자 인간의 모습이 된 소년은 처음 마주하는 별천지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잊지 못할 여름을 보내게 된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영화 '루카'에서 주인공 루카의 모습이다. '루카'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나고 자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자신의 유년시절 경험을 담아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이탈리아 북서부에 있는 리비에라 지역의 해변 마을인 친퀘 테레를 배경으로 했다. 청량감 넘치는 장면들과 순수하고 선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행복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9일 '루카'에 참여한 애니메이터인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와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를 화상 연결을 통해 만났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3D 공간에 빛을 넣어 시간과 장소, 분위기를 연출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세트를 영상에 구현하는 역할을 했다. 일반 영화로 따지자면 조 마스터 라이터는 조명팀,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촬영팀 소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해변 마을만의 생기 있고 아기자기한 정취를 살리기 위해 조 마스터 라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이탈리아 리비에라 해변 마을의 타임랩스를 봤다. 그 도시에 해가 어떻게 뜨고 지는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 건물들 사이로 빨래가 많이 걸려있다고 느꼈다. 영화 골목골목 장면에 빨래를 정성들여 걸었고, 빨래 그림자도 아기자기하게 표현되도록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오프닝 시퀀스를 인상 깊은 시퀀스로 꼽으며 장면 구현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시퀀스는 영화의 다른 장면들과는 달리 미스터리한 느낌이다. 밤 낚시하는 선상에서 물건들이 어떤 식으로 정렬돼야 하는지, 그림자가 어떤 식으로 가려져야 더 생생한지를 신경 썼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실제로 낚시가 취미라 감독님에게 조언을 드리기도 하며 디테일하게 작업했다"고 전했다.
'루카'에서는 주인공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거나 밤하늘로 날아가 토성을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호기심 많은 소년들이 머릿속에 그려보는 이 모습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감독님께서 수채화 기법을 원했고, 이를 위해 붓으로 그린 듯한 텍스처를 구현했다. 상상력을 요했던 토성을 나는 장면에서는 3D 랜더링이 아닌 마치 2D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현해내고 싶은 상상력이 새로운 기술의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루카'는 코로나로 인해 작업 전반이 직원들의 재택근무로 이뤄진 작품이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작업 중에 클로즈업 샷을 큰 화면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집에서는 아무리 큰 모니터로 본다 해도 이 작업이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슈퍼바이저만 가서 체크했다가 나중에는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극장에서 보는 것 같은 환경에서 장면을 확인했다"고 재택근무 중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루 세 끼를 함께 먹으면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부분은 만족스러웠다"며 재택근무의 장점을 꼽았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픽사에서 일한 지 올해로 21년 차,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10년 차인 베테랑 애니메이터들이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지난해 제가 봉준호 감독님을 픽사에 초대해서 '기생충' 상영 Q&A를 진행했다"고 꼽았다. 그는 "회사 내 '기생충' 상영에서 극장 의자에 사람이 모두 차서 계단에 앉아서 볼 정도였다. '이렇게 한국 영화를 갈망하듯이 보는 상황이 됐구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추억과 한국만의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작품도 만들고 싶은 바람도 드러냈다. 조 마스터 라이터는 "어릴 적 놀이터에서 친구와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는데, 돌멩이를 갖고 놀고 모래에 그림을 그리는 추억을 담은 작품을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한국은 전쟁 이후 가파르게 성장한 특이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볼 수 없는 역동성과, 빠른 발전 속에 발생한 세대 및 지역 갈등,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해나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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