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잃은 이중사 父 전화에 "하하하" 웃은 국선변호사

문지연 2021. 6. 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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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으로 딸을 잃은 유가족과 부실 변호 의혹을 받는 국선변호사 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피해자인 고(故) 이모 중사의 아버지가 이번 일을 더 적극적으로 맡아 달라고 부탁하자 국선변호사는 "하하, 네"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이 중사의 아버지 A씨와 국선변호사가 나눈 것으로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나고 이틀이 지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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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놓인 남성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당한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영정을 유가족이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으로 딸을 잃은 유가족과 부실 변호 의혹을 받는 국선변호사 간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피해자인 고(故) 이모 중사의 아버지가 이번 일을 더 적극적으로 맡아 달라고 부탁하자 국선변호사는 “하하, 네”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이 중사의 아버지 A씨와 국선변호사가 나눈 것으로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나고 이틀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A씨가 딸의 사망 소식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국선변호사는 “안다”고 답했다. 이어 ‘가해자가 언제 비행단을 옮겼느냐’는 물음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오히려 가해자의 현재 상황을 유가족 측에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해자 장모 중사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사건을 이관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일 구속됐다. 그러나 국선변호사는 A씨와의 통화 당시 장 중사의 구속이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원래 법적으로 구속이 될 수가 없다”며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주의 우려 같은 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남성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당한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유가족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A씨가 ‘가해자의 신병확보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국선변호사는 “제가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쉽지 않다”며 말끝을 흐렸다. ‘의견서를 내는 등 강력하게 나서 달라’는 A씨의 거듭된 부탁에도 그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어 사무실에 갈 수 없어 2주 뒤에나 제출할 수 있다”며 “공판에서 사용되는 거니 그때 쓰나 지금 쓰나 다를 건 없다”고 말했다.

A씨가 분노한 부분은 그다음이다. ‘적극적으로 하셔야 될 것 같지 않냐’는 A씨 물음에 국선변호사는 돌연 헛웃음을 터뜨리며 “하하하, 네”라고 답했다. A씨가 “웃냐, 죽은 사람 아버지 앞에서 웃고 있느냐”고 따지자 그제야 국선변호사는 “아니요, 아니요. 그게…”라며 목소리를 낮췄다.

이 중사 유족은 공군 법무실 소속 국선변호사를 지난 7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 발생 후 국선변호사가 이 중사와의 면담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고 문제 해결을 미루는 등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국선변호사 측은 “결혼(5월 8일) 전에 조사 일정을 잡으려 했고 당시 조사 참석을 전제로 일정을 확정했다”며 “그러나 이후 부대 측 방역지침이 갑자기 변경되는 바람에 5월 7일 국선변호인 변경 양해를 구했고 다른 법무관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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