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김서형X김현수도 못 살린 '여고괴담6: 모교', 폐교 위기 [김나라의 별나라]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여고괴담6', 12년 기다림이 무색하게 미흡한 완성도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영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미영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여고괴담'은 지난 1998년 첫선을 보이며 한국 공포물 장르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시리즈. 2009년 '여고괴담5' 이후 무려 12년 만에 여섯 번째 이야기로 부활을 알렸다. 2019년 하반기 크랭크업,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그간 김규리, 최강희, 박진희, 박예진, 공효진, 송지효, 박한별,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등 '스타 등용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을 배출해온 만큼 이번 '여고괴담6' 역시 신선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했다. 믿고 보는 명품 배우 김서형이 '여고괴담4-목소리'(2005)에 이어 다시 한번 출연한 데 이어,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배로나로 열연한 김현수를 주연으로 내세운 것. 여기에 최리, 가수 비비(김형서)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다.
하지만 9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여고괴담6'는 '베테랑' 김서형과 '라이징 스타' 김현수의 기세와 '레전드 시리즈' 명성에 못 미치는 결과물로 반가움도 잠시, 이내 실망을 불렀다.
학교를 무대로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 혁신적인 촬영 기법 등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온 요소들을 엉성하게 구현해낸 탓에 '여고괴담' 특유의 정서와 재미도, 간담이 서늘한 서스펜스도 맛볼 수 없는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전락했다.
영화가 범한 치명적인 실수는 가위로 싹둑 자른 듯한 편집으로 뚝뚝 끊기는 들쭉날쭉한 흐름에 관객을 롤러코스터 태운다는 점이다. 스릴이 아닌 멀미 유발로 혼을 쏙 빼놔서 문제다.
종잡을 수 없는 산만한 편집에 무리하게 메시지까지 끼워 넣으며 은희, 하영 두 주인공의 서사는 스토리와 호러가 조화롭게 녹아든 이전 시리즈들과 다르게 분리되어 겉돈다. 게다가 비슷한 상처를 품고 있는 은희와 하영끼리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파편화되어 몰입이 어렵다 보니, 주변 캐릭터들의 등장이 이렇게 불필요하게 다가올 수가 없다. 소연(최리)과 한예지(이지원) 등 하영 친구들, 은희 과거와 얽힌 배광모(권해효) 그리고 슈퍼 할머니까지 모두 잔뜩 힘을 주고 거창하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끝내 별다른 활약 없이 증발해 허무한 빈틈만 더한다.
결말에 이르러 내놓은 은희의 반전 과거사 카드는 예측불허 소재를 버무렸긴 하나, 영화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이질감을 주는 데 그친다.
'여고괴담6'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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