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위기 맞을까..이란 대선, 극우성향 라이시 유력

조소영 기자 2021. 6.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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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이을 후임으로 사법부 수장 라이시 떠올라
이란 보수지 조사서 67% 지지로 후보자들 중 1위
이란 대선이 치러진 2017년 5월19일(현지시간) 당시 강경 보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후보가 테헤란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차기 이란 대통령으로 극우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60)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통해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다.

라이시의 성향이 강한 만큼 한편에서는 올해 4월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이란과 미국 등이 진행 중인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이란 대선에는 라이시를 포함한 5명의 극우파와 2명의 개혁파 등 7명만이 출마 허가를 받았다. 이란 대선 출마는 후보자 자격 감독권 등을 갖고 있는 기구인 헌법수호위원회가 허가를 내줘야만 나설 수 있다.

대선 결과는 18일에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후보가 25일에 결선투표로 경쟁한다.

저명한 성직자이자 사법부 수장인 라이시는 후보자들 중에서도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라이시의 강력한 라이벌인 로하니 대통령은 자격이 제한돼 출마하지 못한다. 이란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1회 연임이 가능한데 로하니 대통령은 2017년 라이시와 맞붙은 대선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오는 8월에 임기를 마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인 중도 보수파 알리 라리야니 또한 라이시의 라이벌로 관측됐으나 헌법수호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AFP는 "5월 말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개 집회 제한 등으로 분위기가 꺾인 상태"라며 "2017년 대선에서 38%를 득표한 라이시 후보 외 테헤란에서는 선거 벽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AFP는 이어 "전문가들은 많은 유권자들이 기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투표에 나설 사람들의 선택은) 보수 진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이란 보수지인 카이한(Kayhan) 또한 라이시의 승리를 예상했다.

카이한은 '신뢰할 수 있는 대학센터'를 인용해 현재까지 45%의 유권자들이 대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67%는 라이시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라이시의 뒤를 이어 선호도 2위를 기록한 보수파 모흐센 레자이 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7%의 지지를 받았다.

라이시가 정권을 잡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핵합의 복원 협의는 흐지부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이란 총선을 통해 이란 입법부(의회) 또한 반미(反美) 강경 보수파가 장악한 상황이다.

라이시는 1979년 친미 팔레비 정권을 축출한 이슬람 혁명 이후 이슬람 공화국에 반대하는 세력을 탄압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충성스러운 모습으로 하메네이와 같은 혁명 1세대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불과 19세 때 이란에서 네 번째 큰 도시인 카라지 검찰청의 판사로 임명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으며 1988년에 있었던 정치사범 집단처형 판결 당시 4인 샤리아(이슬람 율법) 재판관 중 한 명으로 역할했다.

그는 이란 내 이슬람 시아파 성지를 관리하는 아스탄 재단도 소유하고 있다. 시아파 이슬람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후손인 세예드(seyed)로서, 세예드임을 나타내는 검은 터번을 두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프랑스24는 경제학자이자 이란 전문가인 티에리 코빌을 인용해 "라이시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주도 비전 지지자인 그는 이란 경제를 외국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는 것을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또 "라이시는 최고지도자(현 하메네이)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최근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제안하는 기관의 부회장으로 선출됐다"며 "이번 선거(대선)는 라이시가 최고지도자에 오르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란에서 국가 최고 권력자는 최고지도자이고 대통령은 서열 2위다.

미국 등은 이에 따라 핵합의 협상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미국 등과 핵합의를 체결한 당사자로, 이로 인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탈퇴로 엎어진 핵합의 복원 협상에 그래도 적극적이다.

라이시가 대통령이 돼도 이번 핵합의 협상에 있어 명시적인 반대를 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빌은 "라이시가 서방세계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협상의 기조를 잡는 것은 최고지도자"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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