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총장, 바이든 믿고 한번더
안토니우 구테흐스(72)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더 연임하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현지 시각) 비공개회의를 열어 총회에 구테흐스 총장 연임을 권고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6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에스토니아의 스베 위르겐손 대사가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국과 비상임이사국 10국 중 9국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모두 찬성했다는 것이다. 오는 18일 193국이 모이는 유엔 총회에서 이변이 없는 한 구테흐스 연임 안건이 승인될 전망이다.
포르투갈 총리 출신인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지낸 뒤 전임 반기문 사무총장에 이어 2017년 취임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난민의 아버지’라고 불린 전력과 달리 구테흐스는 시리아 난민 폭증부터 예멘 내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에티오피아 내전 등 지구촌 곳곳의 분쟁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유엔 개혁에도 미온적이었다는 평가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구테흐스 1기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의 인권침해에 대한 침묵으로 정의된다”며 구테흐스 연임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구테흐스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건 그의 취임과 동시에 유엔 ‘최대 주주’인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엔 등 국제 다자기구의 위상과 기능이 흔들렸기 때문이란 말도 외교가에선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세계보건기구(WHO)나 파리기후협약 등 유엔 산하 기구에서 탈퇴했고, 구테흐스는 최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충돌하지 않으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 구테흐스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연임을 포기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테흐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최근 유엔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코로나 사태로 대면 외교의 장도 장기간 닫히면서, 올해 유엔 사무총장 후보군은 기근이었다. 총 8명이 출마했지만 유엔 회원국의 공식 추대를 받은 사람은 구테흐스 총장뿐이라 단독 후보나 마찬가지였다. 뉴욕타임스는 구테흐스가 2016년 당시 여성 7명 등 후보 13명과 경쟁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이야말로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나올 최적기였지만, 마땅한 도전자가 없어 무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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