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도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피해 갈 생각 말라

조선일보 2021. 6. 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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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9일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전수조사를 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법을 고치지 않는 한 조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당 의원의 투기 의혹을 전수조사했던 국민권익위에는 조사를 맡기기 힘들다고 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전현희 권익위원장 때문에 조사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감사원 조사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조사를 미루는 것은 투기 조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만 부를 것이다.

감사원법을 고치자고 하지만 시간이 걸려 현실적이지 않다. 이왕 당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약속한 만큼 국가기관에서 떳떳하고 투명하게 조사를 받는 게 옳다. 다른 군소 야당들도 모두 권익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이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다만 권익위도 편파 논란을 피하려면 전 위원장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고 독립된 조직에서 조사해야 한다.

이미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부동산 투기 등 혐의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강기윤 의원은 가족 명의 기업이 경남 진해항 인근 땅을 270억원에 매입한 뒤 1년 만에 팔아 30억원의 차익을 봤다는 의혹 등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찬민 의원은 용인시장 재직 시절 주택건설 인허가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권의 땅 투기와 내로남불만 비판할 처지가 아니다. 이런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서 투기와 불법이 드러난 의원들은 출당과 고발 등 고강도 조치를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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