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벤투 감독 "오늘 승리는 유상철 감독에게 바친다"
"레바논전, 최상의 라인업 꾸릴 것"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세상을 떠난 한국 축구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게 스리랑카전 승리를 바쳤다.
한국(FIFA랭킹 39위)은 9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스리랑카(204위)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4승1무(승점 13)와 득실차 +20을 기록,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 중인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비기더라도 조 1위를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최종예선행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서포트 '붉은 악마'를 비롯한 팬들은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을 가슴에 품었다. 경기장 곳곳에 추모 걸개를 내걸었고, 선수들은 경기 전 추념으로 고인을 기렸다. 이어 킥오프 후 6분 동안 응원 없이 그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은 김신욱(상하이 선화)은 벤치 근처로 가 유상철 감독의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들고 동료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해 눈길을 끌었다.
벤투 감독은 "상당히 슬픈 순간이었다"며 "이번 경기를 유상철 감독에게 바치고자 했다.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경기를 진지하게 임했다. 당연히 한국 축구계에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등 주축들이 빠졌고, 김신욱과 송민규(포항) 등 새로운 선수들이 투입됐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 선발 명단과 비교하면 남태희(알 사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새 얼굴이 선발 출전했다.
김신욱은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넣으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투톱'으로 배치됐던 황희찬(라이프치히)도 후반 팀의 4번째 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과 황희찬의 조합은 괜찮았다"며 "진지한 자세로 임해준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후반에 김신욱 대신 투입된 2002년생 공격수 정상빈(수원)도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득점을 터트렸다. A매치 데뷔전에서의 첫 골이었다. 그는 19세 75일로 역대 A매치 최연소 득점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은 "정상빈은 차분한 마음으로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동경(울산), 송민규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상에 대해서도 엄지를 세웠다. 그는 "정상빈까지 셋 모두 어리지만 능력이 출중하다. 다음 소집 때도 합류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총평을 한다면. ▶전체적으로 승리에 만족한다. 지난 경기와 포메이션은 같았지만 선수 라인업이 많이 바뀌었다. 모든 선수들이 진지하게 경기에 임해줬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준 이유가 궁금한데.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2차 예선) 3경기를 연달아 해야 한다. 첫 경기 이후 2, 3번째 경기까지의 물리적인 (준비)시간이 짧은 것을 고려했다. 선수들 회복 등을 생각해서 많이 바꾸기로 결정했다. 또 레바논과의 마지막 경기 킥오프 시간이 낮 시간(13일 오후 3시)이다. 모든 것을 고려해서 변화를 줬다.
-김신욱과 황희찬의 '빅 앤 스몰' 조합을 평가한다면. ▶괜찮은 전략이었다. 둘의 조합과 활약은 좋았다.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해준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정상빈을 평가한다면. ▶차분한 마음으로 활약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첫 소집이고 첫 경기였다. A대표팀에서 첫 걸음을 뗀 선수다. 계속해서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다. 대표팀에 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유일하게 남태희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는데. ▶개인 선수 활약을 많이 묻는데, 특정 선수에 대한 평가를 선호하지 않는다. 양해해 줬으면 한다. 남태희는 전반전에 뛰었는데 좋았다. 지난 경기에서도 잘 해줬다. 개개인의 선발, 출전 등은 많은 것을 보고 결정을 내린다. 특정선수의 기용 여부는 매 경기마다 어떻게 운영하고, 어떠한 전략을 쓸 지에 따라 달라진다.
-송민규, 정상빈, 이동경 등 어린 선수들이 활약했는데, 어떻게 봤나. ▶대표팀에 들어오는 문은 항상 열려있다. 나이는 상관없다. 우리가 보는 것은 선수의 능력, 기술, 팀 스타일과 부합성 등이다. 3명의 선수는 어리지만 상당히 능력이 출중하다.
송민규, 정상빈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출전시간이 많았다. 이동경은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지만 셋 모두 능력이 뛰어났고, 대표팀에서 필요로 했다. 다음 소집 때도 계속 합류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겠다.
-후반에 박지수 대신 김민재가 출전했는데, 박지수의 부상 등이 있었던 것인가. ▶(부상은)아니다. 전반 상황을 보고 결정한 것이다. 전술적인 판단이었다.
-오늘 승리로 사실상 H조 선두를 확정했는데, 남은 레바논전은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레바논전을 치르기 위해 최상의 선발 라인업을 꾸릴 것이다. 승점 3을 얻겠다.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많이 걸려있다. 사실상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는데, 이런 상황은 부임하고 처음이다. 그래도 경기에서 추구할 것들이 많다. 어떠한 열정을 갖고 경기를 치를지 지켜보겠다.
-오늘 경기에서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상당히 슬픈 순간이었다. 이번 경기를 유상철 감독에게 바치고자 했다.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경기를 진지하게 임했다. 당연히 한국 축구계에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 유족들도 힘들겠지만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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