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백신 특허면제 대신 '자발적 기부' 장려키로?

김윤나영 기자 2021. 6. 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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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키토스 AP=연합뉴스) 페루 정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를 종전 6만9천여 명에서 2.6배 수준인 18만여 명으로 대폭 정정했다. 이는 미국과 브라질, 인도, 멕시코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 수 정정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집계 기준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아마존 상류 이키토스의 한 공동묘지에 인부가 묫자리를 조성하는 모습.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백신과 의약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줄이기로 합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던 ‘백신 특허 일시 면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EU의 정상회의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양측이 백신과 의약품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데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안은 미국과 EU가 “서로 결정된 조건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EU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의제로 올라온 코로나19 백신 특허 면제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초안에서 올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20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추가적인 기부를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세계 인구의 최소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해 부국들의 ‘백신 싹쓸이’를 비판하며 코로나19 백신 특허를 일시 유예하자고 WTO에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5일 코로나19 백신 특허 면제를 지지한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그러나 EU는 미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원료 수출 제한부터 풀라고 맞섰다. 서로 공을 떠넘겨온 양측은 백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부국들의 ‘선의의 기부’에 기대겠다는 선에서 타협한 셈이다.

양측은 이외에도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요청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 시절 EU에 부과한 철강 관세도 철폐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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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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