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투입' 정해영의 안구정화 피칭..KIA 승부수 통했다 [스경x승부처]
[스포츠경향]
7-5로 앞서던 8회말 1사후, KIA는 마무리 정해영을 조기투입했다. 7-2로 앞서다 7회말 장현식이 구자욱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면서 2점 차로 쫓긴 KIA는 박진태가 8회말 1사후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2연속 주자를 출루시키자 참았던 승부수를 띄웠다.
정해영을 맞이한 삼성 구자욱은 바로 전 타석 홈런을 포함해 앞서 4차례 타석에서 3안타를 쳤다. 정해영과는 8구까지 싸웠다.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2연속 볼을 골라 풀카운트를 만든 뒤 2연속 파울을 걷어냈다. 구자욱의 질긴 승부에 시속 149㎞까지 나온 직구와 130㎞대 초반의 슬라이더를 교차해 던지던 정해영은 8구째 132㎞ 슬라이더를 다시 던졌다. 구자욱의 타구는 빗맞아 뒤로 높이 떴고 포수 김민식이 달려가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정해영은 다음 타자 오재일에게도 슬라이더와 직구를 섞어 던져 4구째에 2루 땅볼로 맞혀잡고 이닝을 끝냈다.
KIA가 9일 대구 삼성전에서 7-5로 승리하고 3연패를 벗어났다.
지난 2경기 연속 무득점 수모를 당했던 KIA 타선은 이날 1회초 1사 1루 최형우의 선제 2점 홈런과 4회초 황대인의 2점 홈런에 이어 7회초에는 최원준의 적시 3루타와 김태진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보태며 오랜만에 시원하게 득점 지원을 했다.
마무리 정해영은 8회말 1사후 등판해 1.2이닝을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9세이브째를 거뒀다.
8회말 가장 큰 위기를 잘 막은 정해영은 9회말에도 선두타자 김민수를 2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이원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고 김헌곤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강한울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4일 광주 LG전에서 3-3으로 맞선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 투수가 됐던 정해영은 나흘을 쉬고 나선 이날 경기에서 오랜만에 8회 등판에 나섰다. 정해영이 1이닝 넘게 던진 것은 1.1이닝을 던졌던 4월17일 SSG전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4월 한 달 간 승승장구했던 정해영은 5월에 KIA 불펜 전체의 부진과 함께 잠시 주춤했지만 6월,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날까지 6월에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 2세이브를 거둬들였다. 8일 삼성전까지 3연패에 빠져 꼴찌 추락 위기에 몰려있던 KIA는 불펜에서 거의 유일하게 믿을만한 정해영에게 아웃카운트 5개를 맡기는 승부수를 띄웠고 정해영은 호투로 화답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총 15개의 사사구가 나왔다. 그 중 KIA 투수들은 삼성 타자들에게 5개의 볼넷과 3개의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대위기에서 등판한 정해영의 씩씩한 무사사구 호투가 그나마 경기를 개운하게 마무리지었다.
정해영은 “8회말 등판하면서 긴장이 많이 됐다. 한 방이면 역전될 수 있어서 최대한 집중하려 했고 특히 첫 타자(구자욱)와 승부에서 지지 않으려고 했다. 다행히 잡아내 이후로도 잘 풀린 것 같다”며 “모든 불펜 투수들이 팀을 위해 하나로 뭉쳐 던지고 있다. 나 역시 재미있게 던지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웃었다.
대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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