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 권유 다음 날..곧바로 "복당때 불이익 없다"
12명 중 5명만 탈당 의사 밝혀
일부 의원 "인권 침해" 탈당 거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불법 소유·거래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한 다음 날인 9일 송영길 대표는 “당규상 당의 요청으로 탈당하고 복당(復黨)하는 경우 어떠한 불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에 대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가 이날 본격화됐고 의원 상당수가 반발하며 불복하는 상황에서 복당부터 언급한 것을 두고 이번 조치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까지 민주당에선 다섯 의원만이 탈당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의원들은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라며 “의원들께서 특수본에 가서 확실하게 소명하고 깨끗하게 무혐의 처분을 받아 돌아와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송 대표는 연세대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4주기 추모식’에서는 전날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탈당 권유를 받은 우상호 의원을 향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했다.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학생운동을 함께한 사이로, 우 의원은 이날 추모식에 불참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여러 가지로 가슴이 아프고 소명이나 입장을 밝히는 의원들의 사정이나 내용을 이해한다”며 “자진 탈당 권유는 당의 징계가 아니라 정무적 조치”라고 했다.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부동산 내로남불’ 시비를 끊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을 양해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 초선 의원은 “제대로 된 자료 제출이나 소명 없는 ‘정치적 쇼잉’이었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에선 ‘경미하거나 불확실한 사안은 봐주자’는 동정론도 제기됐지만, 강경파 의원들이 “강한 조치를 앞세워 부동산 논란을 털어내고 대야(對野) 공세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이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것을 두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탈당을 권유받은 당사자들 반발은 계속됐다. 김한정 의원은 라디오에서 “일단 나가서 살아 돌아오라는 건 인권침해”라며 “이건 민주 정당의 지도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회재 의원은 송 대표와 만나 탈당 권유 철회를 요구했고, 권익위를 향해선 “정중한 사과가 없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오영훈 의원은 경찰청 민원실을 방문해 농지법 위반 의혹 관련 사실관계를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윤미향 의원도 출당 조치가 내려졌지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윤미향 의원의 남편 김모씨는 이날 “대선을 앞두고 잘 짜인 각본처럼 놀아난다”며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소탐대실하는 민주당 지도부에 큰 실망”이라고 했다. 양이 의원은 “당사자가 아닌데 연좌제로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반면 김주영·문진석·서영석·윤재갑·임종성 의원은 “의혹을 해소한 뒤 돌아오겠다”며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당에선 탈당 불복이 장기화할 경우 강경한 조치가 불가피해 내부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자진 탈당을 않겠다고 하면 아마 당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지사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탈당 권유를 한 지도부의 고뇌 어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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