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빈의 역사가 시작됐다..한국 축구 역대 8번째 최연소 A매치 득점

[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대한민국과 스리랑카의 2022년 국제축구연맹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5차전이 열렸다. 손흥민이 경기가 끝난 후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정상빈을 축하하고 있다.

[고양=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는 ‘19살’ 정상빈(수원삼성)이 A매치 첫 출전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정상빈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 스리랑카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앞선 후반 32분 대표팀의 다섯 번째 골을 책임졌다.

후반 26분 김신욱(상하이선화)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정상빈은 들어간 뒤 불과 6분 만에 A매치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이동경(울산현대)이 왼발로 중거리슛을 날린 것을 문전에 있다가 살짝 방향을 바꿔 골문 안에 집어넣었다.

이날 정상빈은 만 19세 75일의 나이로 A매치 골을 터뜨렸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역대 A매치 최연소 득점 순위 8위에 해당한다. 아울러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것은 역대 34번째다. 2018년 5월 문선민이 온두라스와의 A매치에서 득점을 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정상빈은 후반 35분에도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날렸다. 골대를 살짝 벗어나기는 했지만 이날 경기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올해 K리그1에 데뷔한 정상빈은 단숨에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K리그 13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는 최연소 득점(18세 11개월 20일) 기록도 새로 썼다. 같은 수원 유스 매탄고 출신인 김태환, 강현묵과 함께 ‘매탄소년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벤투 감독도 정상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에는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이날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후반전에 출전 기회를 줬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정상빈에 대해 “상당히 빠르고, 부지런히 움직인다”면서 “어리지만 전술적 이해도가 높고 경기를 읽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상빈도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력으로 벤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대표팀에서 주축 멤버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량은 물론 피지컬을 더욱 키워야 한다. 경험도 더 쌓아야 하고 무엇보다 소속팀에서 더욱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일단 출발은 좋다. 정상빈이 새롭게 만들어갈 한국 축구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