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안에 이대호 있다?
[경향신문]
롯데 이대호(39)는 지난 1월 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두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대호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흐뭇할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호를 미소짓게 만드는 후배가 나타났다. 개인적으로도 절친한 후배 정훈(34·롯데)이 이대호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정훈은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18-9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7회 데뷔 첫 만루 홈런을 쏘아올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이대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이대호는 지난달 18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친 뒤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내복사근 부분 파열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대호의 빈자리는 안치홍과 정훈이 번갈아 채우기로 되어 있었지만 안치홍까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게 돼 정훈이 4번 타자의 책임을 홀로 지게 됐다. 정훈은 4번 타자의 무게감을 잘 이겨내고 있다. 4번 타순으로 나간 경기에서 38타수 14안타(타율 0.368)를 기록 중이다. 다른 타순보다 월등히 타율이 높다.
정훈은 이대호와 개인적으로 각별히 가까운 사이로 유명하다. 용마고를 졸업한 뒤 2006년 현대 육성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가 그해 방출된 정훈은 2010년 롯데 육성선수로 다시 야구 인생을 이어갔다. 정훈과 이대호는 5년 차이 나는 선후배 사이지만 정훈이 먼저 다가갔고 둘은 가까워졌다.
그랬던 정훈이 이제는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정훈은 “4번 타자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처음에는 장타나 홈런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나는 대호 형이 아니기 때문에 1번 타자처럼 살아나가자고 마음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호 형의 심경이 이해가 된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자리를 어떻게 버텼는지 대단하다”고 말했다.
정훈은 이대호에게 특별한 응원 메시지도 받았다. 그는 “대호 형이 ‘우리 4번 타자 잘하라’고 응원해주는데 정말 힘이 된다”고 했다. 이어 “대호 형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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