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태권도 영웅 '난민'으로 올림픽행

황민국 기자 2021. 6. 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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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자데, 독일로 망명 후 출전

[경향신문]

난민 신분으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기뻐하는 키미아 알리자데 | 세계태권도연맹(WT) 제공

이란의 여성 인권 억압에 저항해 망명을 선택한 키미아 알리자데(23·사진)가 난민 신분으로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 도쿄 올림픽에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11개국 출신 선수 29명이 태권도와 수영, 레슬링 등 12개 종목에 난민 신분으로 참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이란을 떠나 독일에 터를 잡고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알리자데(여자 태권도 57㎏급)도 난민 올림픽팀(EOR)의 일원이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같은 체급에서 동메달을 따내 이란 여성으로서 첫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알리자데는 이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깬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도구였다는 자책 아래 네덜란드 전지훈련 중 망명을 선택했다. 당시 그는 “나는 역사를 만든 사람도, 영웅도 아니다. 이란에서 억압을 당하는 수백만명의 여성 선수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는 내 메달을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히잡에 집어넣었고 자신의 공으로 돌려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폭로했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선 히잡을 쓴 채 메달을 목에 걸었던 알리자데가 억압의 상징인 히잡을 도쿄에서 벗을지도 관심사다. 그는 지난 5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유럽선발전에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출전했다.

태권도에선 알리자데와 이란 출신의 디나 포르요네스(여자 49㎏급), 아프가니스탄 출신 압둘라 세디키(남자 68㎏급) 등 3명이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다.

한편 IOC는 이날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에 따라 북한에 할당된 출전권을 재배분하기로 했다. 제임스 매클리오드 IOC 올림픽연대국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4월 불참 결정을 내렸지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오늘 IOC 집행위원회가 (재배분을) 결정했다”며 “이는 (올림픽 출전을 원하는) 다른 선수들을 위한 공정성 차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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