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이전 '소용돌이' 프로농구 '팬심' 들썩
[경향신문]
출범 24년째인 프로농구가 연고지 이전이라는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한 한국가스공사는 9일 대구에서 재창단을 선포했고, 부산 KT는 연고지 정착을 이유로 한국농구연맹(KBL)의 허락 아래 수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가스공사의 대구 이전은 본사가 있는 대구에서 새 출발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 부분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연고지 이전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고양 오리온이 2011년 대구를 떠난 지 10년 만에 프로농구가 다시 뿌리를 내리는 셈이다.
KT의 수원행은 2023년 KBL에 도입되는 연고지 정착제가 영향을 준 사례다. KBL은 2023년 6월부터 10개 구단이 연고지에서 훈련과 업무를 모두 진행하도록 했다. 선수들이 연고 도시에 완전히 정착해 팬들과 더 적극적으로 교감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KT는 기존 홈구장인 부산 사직체육관 옆 보조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부산시에 제안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거꾸로 연고지 이전을 강행했다.
두 구단의 선택에 따라 올해 프로농구 10개팀 중 2개팀이 연고지를 바꾸게 됐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농구와 인연을 맺었던 인천, 부산과 결별했다. 두 도시는 인구 측면에서 서울에 이어 2~3위라는 점에서 인기몰이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가 부산 팬들의 반발을 걱정하고 있다. KT가 부산 지역 농구 발전을 위해 유소년 농구교실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비판적인 여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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