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떠나보낸 한국축구, 5-0 대승으로 최종 예선행 예약
[스포츠경향]
축구 레전드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떠나보낸 날. 그의 투혼을 이어받은 한국축구 후배들이 사실상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2차 예선에서 4승(1무)째를 올린 한국은 사실상 조 1위(승점 13점·골득실 +20)를 굳혔다. 벤투호는 13일 조 2위 레바논(승점 10점·골득실 +4)과 최종전에서 9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최종 예선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1위를 지킬 수 있다.
경기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열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역사의 주역인 유 전 감독이 지난 7일 오랜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경기장에도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유 전 감독은 이날 오전 옛 동료들과 마지막 배웅 속에 영면했다. 축구팬들도 유 전 감독을 추억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지휘했던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스 ‘파랑검정’은 ‘그대와 함께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을 걸었다. 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도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고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며 추모했다.
경기 전 전광판에 유 전 감독의 헌정 영상이 나오자, 본부석 맞은편에는 고인의 대표팀 등번호 6번을 상징하는 국화꽃 66송이와 함께 추모 현수막이 올라왔다. 이어 약 1분의 묵념 시간 동안 경기장에는 그야말로 무거운 정적만 흘렀다. 전반 킥오프 이후 6분간 침묵의 응원이 이어질 때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릴 정도였다.
검정 암밴드를 착용한 채로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은 첫 골 세리머니로 유 전 감독을 기렸다. 등번호 6번을 달고 뛴 손준호가 전반 14분 중원에서 한방에 상대 수비라인을 깨는 로빙패스를 연결했다.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쇄도한 남태희가 헤딩으로 가볍게 떨구자 따라들어온 김신욱이 깔끔하게 밀어넣었다. 다함께 벤치로 몰려든 선수들은 유 전 감독의 6번 유니폼을 함께 들면서 대표팀 선배를 추모했다.
벤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4위의 스리랑카를 맞아 기존에 테스트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주축 공격수인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가 빠진 자리를 1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상하이)과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채웠다.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송민규(포항)가 포진하며 스리톱을 이뤘다. 중원에는 손준호(산둥 타이산)와 이동경(울산), 포백에 이기제(수원), 박지수(수원FC), 원두재, 김태환, 골키퍼 조현우(이상 울산)까지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 베스트1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다.
지난 스리랑카전에서 8-0의 승리를 거둔 한국은 선제골 이후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2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한 송민규의 크로스를 이동경이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42분에는 황희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신욱이 마무리했다. 황희찬은 후반 6분 상대 골키퍼가 쳐낸 공을 잡아 추가골을 넣었다. 대표팀에 막내로 승선한 정상빈(수원)은 후반 26분 교체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5분 뒤에는 골문 앞에서 이동경의 슈팅을 감각적으로 방향을 바꿔 행운의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고양|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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