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편히 쉬세요' 국가대표 후배들, 대승으로 화답했다 [오!쎈 현장]

[OSEN=고양, 서정환 기자] 한국축구의 큰 별, 유상철 감독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9일 고양운동장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스리랑카를 5-0으로 대파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고, 이기제 등 새 얼굴들이 기회를 받았다. 

이날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있었다. 췌장암으로 투병중이던 유상철 전 감독이 지난 7일 오후 향년 50세로 생을 마쳤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영웅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축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유 전 감독은 9일 장지인 충주시 앙성면 진달래 메모리얼 파크에 안장됐다.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도 분위기가 침체됐다. 축구대표팀 인원들은 빈소에 조문을 가고 싶어도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스리랑카전에서 AFC와 협의해 경기 전 전광판에 유상철 감독의 헌정영상을 상영하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추가골을 넣고 환호하는 고인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묵념을 하면서 동시에 전의를 다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검정색 암밴드를 착용하고, 스태프는 검정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대표팀 서포터 붉은악마는 “그대와 함꼐한 시간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아울러 유 감독의 등번호 6번을 추모해 킥오프부터 전반 6분까지 응원을 하지 않았다. 

후배들도 한국축구 영웅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김신욱은 전반 14분 선취골을 뽑은 뒤 유상철 감독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꺼내들었다. 고인이 생전에 즐겨 달았던 등번호 6번이 선명했다. 

이어 이동경과 김신욱, 황희찬, 정상빈 등이 잇따라 추가골을 터트려 대승을 완성했다. 후배들의 맹활약에 유상철 감독도 하늘에서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