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우, 47년만 은사님 재회→'6살 이혼' 가족사+父 진심에 '오열'(TV는)[종합]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가수 조관우가 47년만에 아버지처럼 그리워한 은사님을 만나뵙고 눈물을 흘렸다. 특히 원망하며 살았던 아버지의 숨은 사랑을 깨닫고 오열해 안방을 눈물로 적셨다.
9일 방송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의뢰인으로 조관우가 출연했다.
가야금을 켜면서 등장한 조관우는 "저희 할머니께서 인간무형문화재 박초월. 아버지도 판소리 인간문화재 5호 조통달 국창이시다. 맨날 듣는게 국악이니까 손에 저절로 익혀진 것이다"라며 웃었다.
MC 김원희와 현주엽이 "저희를 인사동으로 부른 이유가 뭐냐"고 묻자 "초3때 전학온 학교가 있고 아버지와 처음 함께 살게된 동네가 인사동이다. 저희 할머니 생가도 여기 있다. 아버지와 함께 살기 시작한 곳이지만 아버지가 매일 외국에 계셨다. 거의 하와이나 일본으로 공연 가시면 2,3년은 계시다 오셨다. 전 6살때부터 할머니댁 큰집에 얹혀살며 눈칫밥을 먹으면서 말수가 줄었다. 아버지가 새 가정을 꾸리시면서 10살에 인사동에 함께 오게됐다"고 성장과정을 털어놨다.
조관우는 6살에 부모가 이혼해 10살에 재혼한 아버지와 함께 인사동에 살기 시작한 것. 조관우는 "아버지는 가끔 보는데도 엄하고 무서웠다. 학교에 들어가는 육성회비 준비물 이야기도 못할 정도로 낯설고 무섭고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찾는 인연은 초3때 첫 전학왔을 때 의지할곳이 한군데도 없었는데 이 선생님을 만나면서 마음이 조금 열렸다. 아버지라 부르고 싶을 정도였다"며 특별한 사연을 전했다.
조관우는 "학교에 어떤 아주머니가 오셨는데 우리 엄마 같은 느낌이 왔다. 엄마가 6살에 이혼으로 헤어졌다. 선생님이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저를 손가락으로 지목하셨고 그냥 일어나 뛰어 집으로 도망을 갔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면 혼낼 것 같았고 그때 여러 감정이 혼란스러웠다. 그런 어머니를 선생님이 만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어머니와 한 떡집에서 만나 하고 싶었던 걸 몇시간 동안 다 했다. 뽑기도 하고 부의 상징 아이스케키도 몇개를 먹었다. 떡도 집어먹고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는 우셨고 저는 모른척 했다. 그 이후로 지금도 떡을 별로 못먹는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가장 견딜수 없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외로움"이라고 답한 조관우는 "아버지는 낯설고 어머니는 없고. 어릴 때 기억은 하나도 없다. 부모님이 서로 데려간다고 땡겼던 기억은 난다"고 말했다.
조관우는 미성의 목소리 때문에 이선희 남진 박강성을 제자로 둔 명창 아버지에게 쫓겨난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가 '니가 내시냐?'라고 저를 내쫓았다. 고자성어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의 그 질책도 한이 됐다"며 "가수생활을 시작할 때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다. TV출연을 하고 싶지 않다고 제작사에 말했더니 그러시라고 하더라. 사람들이 노래만 듣고 중성, 대머리, 얼굴에 화상 등 루머가 난무했다. 2집 발매 후 방송에 출연했다. 출연하고 음반 판매량이 떨어지고 팬레터 떨어졌다. 무대에 서면 조관우 잘생겼다 김범수 잘생겼다. 왜 둘한테만 그러는거냐"라고 웃었다.
홍석관 선생님은 어린 조관우의 마음을 유일하게 열어준 사람. "선생님이 저를 보고 양갓집 규수라고 하셨다. 양가 성적만 받으니까. 그런 말씀이 민망하지 않고 따뜻했다. 선생님께 마음이 풀어졌다. 유일하게 낯설지 않았다"
조관운은 "당시 버스비가 5원이었다. 무작정 버스타고 옥수동으로 갔다. 중국집에 내려서 취직시켜달라고 했다. 옷에 교동초 명찰을 보고 학교로 연락이 갔다. 아버지가 찾아오셨고 통금 때문에 여인숙에서 하룻밤 잤다. 잘못했으니까 회초리 맞자던 아버지가 저를 ��리시면서 우시더라. 그리고 아비를 ��려라라고 하셨다. 제가 맞기 힘들어서 아버지를 때렸다. 지금 와서는 내 자식들에게 그런 용기가 있나. 전 그런 용기가 없는 아비다"라고 말했다.
조관우는 "그 시절이 오늘날 나를 지켜주는 버팀목이었다. 모든걸 잊고 싶었지만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분 홍석과 선생님이시다"라며 선생님 찾기에 나섰다.
추적맨이 찾은 사람은 4년전 세상을 떠나신 홍석관 선생님. 조관우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눈물을 쏟았지만 다행히 동명이인 인물이었다.
이후 남양주의 한 성당으로 찾아간 추적맨. 심근경색 때문에 입퇴원 반복하셨던 홍석관 선생님을 찾았다. 전같은 기력은 없으시지만 생존해 계시는 것.
드디어 재회한 두 사람. 선생님은 "47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날 기억하니. 멋있게 컸다"며 조관우를 안아줬다.
선생님은 "조관우가 찾는다는 말에 내가 보람을 느꼈다. 47년이 지났는데 10살 아이가 내 이름을 외우고 있다니 그리고 나를 찾다니 내가 보람을 느끼지. 41년 6개월 교사생활 10살의 조광호를 기억한다. 작았지만 다부진 아이였다.성적중에서 음악 점수만 좋았다. 생활기록부에 잘 써둔거? 나는 이럴줄 알고 다 잘써놔. 김원희 씨가 내 반이었다면 '예뻤지만 야무졌다' 그렇게 써줬을 것"이라고 웃었다.
선생님은 "엄마 좀 만나니? 그게 궁금했다. 엄마라는 사람이 왔는데 광호를 찾더라. 눈빛이 절실하더라.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을 불러서 광호좀 오라고 했고 우리반 아이네가 운영하는 떡집에 가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관우가 몰랐던 진실을 전했다. 선생님은 "아버지한테 고맙다고 해야된다. 그때 아버지가 나를 찾아와 그동안 학교도 안가고 결석도 많던 아이가 요즘에는 학교도 빨리가고 밝아졌다며 고맙다고 인사하려 몇번을 찾아오시며 너를 부탁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조통달 국창은 영상편지로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엄마 아빠가 제일 필요했던 시절에 힘들게 자라게 해서 미안하다. 남들이 인정하는 훌륭한 가수가 되어줘서 고맙다. 너는 할수 있다. 아버지는 믿는다"고 말해 조관우를 오열하게 했다.
조관우는 "아버지는 저를 잊은채 국악과 소리와 제자들만 생각하는 분인줄 알았다. 제가 오히려 창피하다. 저는 아이들 선생님께 한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눈물을 쏟았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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