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철거중 5층건물 무너져 시내버스 덮쳐..17명 사상 대참사(종합2보)
일부서 철거방식·안전조치 등 문제 제기, 경찰청 수사전담팀 구성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박철홍 정회성 천정인 기자 =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대부분 버스 탑승객인 피해자들은 버스가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처참하게 찌그러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을 당했다.
소방당국은 애초 12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으나 사람이 더 있었음을 확인했고, 추가 매몰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5층서 굴착기로 철거 중 건물 무너져…정류장 정차한 시내버스 덮쳐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이 사고로 인근 버스정류장에 막 정차한 운림54번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
현재까지 버스에서 17명이 구조됐다.
이 중 9명은 숨졌고 8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애초 버스 한 대와 승용차 두 대가 매몰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구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승용차들은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마자 5층 규모 건물이 붕괴하면서 버스를 완전히 덮쳤고 거리에 다른 보행자는 없었다.
당시 건물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에 다른 이용자는 없었으며 작업자들만 있었다.
건물 5층 등에서 작업자 8명이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이상 징후를 느끼고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공사 작업자와 보행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매몰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 진행할수록 인명 피해 커져…현재 9명 사망·8명 중상
소방당국은 애초 매몰된 버스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12명이 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처참하게 찌그러진 버스 차체가 중장비 작업으로 드러나면서 매몰자들이 추가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매몰자는 총 17명이다.
이 중 70대 여성 1명, 60대 여성 4명, 6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1명, 30대 여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9명이 사망했다.
중장비로 잔해를 치우고 차체가 드러난 오후 7시 9분께 구조된 매몰자가 이번 사고 첫 번째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발견된 매몰자 3명도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오후 8시를 넘겨 시내버스 매몰자 구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5명이 숨진 상태로 한꺼번에 발견됐다.
시내버스 매몰자를 구조하는 작업은 오후 8시 15분께 마무리됐다.
70대 여성 4명, 70대 남성 1명, 60대 여성 2명, 50대 남성 1명 등 8명은 구조 초반 버스 전면부 차유리 구멍을 통해 구조돼 각각 전남대병원(3명)·광주기독병원(3명)·조선대병원(1명), 동아병원(1명)으로 옮겨졌다.
구조 당국은 시내버스 탑승자를 제외한 매몰자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철거 첫날 '와르르'…"철거 방식·안전조치 조사해야"
건물 작업자들은 전날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이날부터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를 시작했다.
건물을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갔다.
현장에는 굴착기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배치됐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한 소리를 느꼈고 서둘러 건물 밖으로 피신했다.
이후 가림막도 소용없이 건물이 순식간에 도로변으로 무너졌고 정류장에 막 정차한 시내버스를 완전히 뒤덮었다.
사고 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될 정도였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철거를 시작한 첫날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을 두고 철거 방식에 문제 있었던 아니냐고 추정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 박모(66)씨는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은 결국 철거 중 주요 부분을 잘못 건드린 게 아닌가 싶다. 안전조치에 문제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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