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유상철에 바친 대승.. 한국, 스리랑카 5대 0 완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스리랑카를 대파하고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대표팀(FIFA 랭킹 39위)은 9일 스리랑카(204위)과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5차전(고양종합운동장)에서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5대0 대승을 거뒀다. 19살 신예 정상빈(수원)은 후반에 교체 투입되자마자 골을 넣으며 A매치(국가대항전) 데뷔전 득점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4승1무, 승점 13을 확보해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에 2대3으로 패한 H조 2위 레바논(승점10·3승1무1패)과의 격차를 승점 3차이로 벌렸다. 대표팀은 오는 13일 레바논전에서 큰 점수차로 지지 않으면 조 1위로 아시아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다. 골득실에서 대표팀(+20)이 레바논(+4)보다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김신욱(가운데)이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리랑카와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5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유상철 전 감독의 대표팀 선수 시절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들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대표팀 선수들은 검정 암밴드를 착용했고, 코칭스태프는 검정 리본을 달았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고인의 대표팀 선수 시절 등번호 6번을 기려 경기 시작 후 전반 6분까지 응원도 자제했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경기장에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故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대표팀은 남태희(알 사드)를 제외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등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 대부분을 벤치에 앉혔다. 대신 김신욱과 송민규(포항),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최전방에 나섰다. 중원에는 남태희와 손준호(산둥 타이산), 이동경(울산)이 포진했다. 수비는 이기제(수원), 박지수(수원FC), 원두재(울산), 김태환(울산)이 맡았다.

선제골은 경기 시작 15분 만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남태희가 후방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로 떨어뜨렸고, 김신욱이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김신욱은 세리머니 대신 벤치 쪽으로 와서 유상철 전 감독의 대표팀 시절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들었다. 그리곤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유 감독을 추모했다.

대표팀은 첫번째 골을 넣고 7분이 지난 전반 22분 추가골을 넣었다. 상대 진영 왼쪽으로 파고 들어가던 송민규가 페널티박스 정면에 있던 이동경에게 패스했고, 이동경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동경은 A매치 4경기 출전 만에 A매치 데뷔골을 맛봤다. 대표팀은 전반 43분 김신욱이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첫 득점의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맞고 공이 흘러나오자,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대표팀은 후반 11분 아시쿠르 라후만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스리랑카를 더욱 밀어붙였다. 후반 26분엔 정상빈(수원)과 강상우(포항)을 투입했다. 두 선수 모두 A매치 데뷔전이었다. 정상빈은 5분 후 데뷔골까지 넣었다. 후반 31분 이동경이 왼발 슈팅을 날리자, 문전 앞에 있던 정상빈이 오른발로 방향을 살짝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대표팀과 레바논간 H조 마지막 경기는 오는 13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