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나경원·이준석, 막판 '눈물 대전'

박용하 기자 2021. 6. 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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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개혁 세력들 내부 총질"
이, 천안함 유가족 찾아 위로
주호영 "신중한 투표" 호소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하는 천안함 생존자 장병·유가족과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이틀 남겨둔 9일 유력 당권 주자인 이준석·나경원 후보는 눈물까지 내보이며 막판 ‘읍소전’을 벌였다. 주호영 후보는 30대 당대표에 대한 ‘신중론’을 강조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나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내 개혁세력과 묵묵하게 당을 지키는 세력 간에 서로의 입장차가 드러나 안타깝다”며 울먹였다.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로서 이끈 대여투쟁이 ‘실패’였다고 지적한 경쟁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나 후보는 전날 4차 토론회에서도 같은 문제를 두고 울먹였다. 그는 “당의 괴멸 위기 땐 보이지도 않고,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높을 때는말씀 못하던 분들이 세월이 좋아지면 늘 나타난다”며 “당내 개혁세력이라는 분들은 소위 ‘내부총질’에 목소리가 높다”고 비판했다.

주 후보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일반시민 여론조사와 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에 맞춰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어제의 여론조사가 바람에 휩쓸리는 여론조사였다면, 오늘부터 시작되는 여론조사는 한 분 한 분의 신중한 판단이 모아지는 여론조사가 될 것”이라며 “시중에 흘러다니는 정확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에 현혹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30대 당대표론’에 휩쓸리지 않는 신중한 투표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반면 굳히기에 나선 이 후보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만났다. 그는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는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의 발언을 거론하며 “아직도 11년 전 트라우마에 치료비도 자부담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모욕해야 하는가. 이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첫 일정으로 희생 장병 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겠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핵심 의제인 안보를 내세운 행보다.

당내에서는 남은 이틀 동안의 여론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와 다른 주자들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한길리서치의 지난 5~7일 성인 1001명 대상 조사 결과, 이 후보는 48.2% 지지율로 나경원 후보(16.9%)와의 격차를 31.3%포인트로 벌렸다. 같은 기관의 지난달 22일 조사에서 두 후보 격차는 12.7%포인트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날 36.16%였던 당원 투표율은 이날 ARS 투표를 합산해 42.4%까지 상승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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