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정규직-보안검색 노조는 왜 하나로 합쳤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의 당사자였던 인국공 정규직 노조와 보안검색원 노조가 서로 통합했다.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하나로 합치는 것은 노동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정부 주도의 정규직 전환이 주먹구구로 진행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와 ‘보안검색운영노조'는 9일 공사 1층 대강당에서 출범식을 열고 두 노조의 통합을 공식 발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는 공사 정규직들이 주축이 된 노조이고, 보안검색운영노조는 자회사 소속 보안검색원들이 주축이 된 노조 중 하나다.
보안검색원은 출국장에서 승객들의 몸과 소지품을 검사하는 직종으로, 인천공항에선 약 19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용역회사 소속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사흘 째인 2017년 5월 12일 공사를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발표하며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됐다. 그런데 보안검색원들 사이에서 본사 소속 정규직 전환을 요구할지,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을 요구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며 노조가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이후 지난해 5~6월 정부 주도로 보안검색원 전체를 본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면서 여기에 반대하던 노조들의 강한 반발을 샀고, 청년들이 ‘공정하지 않다'며 분노하는 ‘인국공 사태’로 번졌다.
보안검색원 노조는 현재 총 4개인데 정규직 노조와 통합한 노조는 자회사 소속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쪽이다. 이들은 본사 소속 정규직 전환(직접 고용)에 부정적이다. 정부는 본사 정규직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자 이 과정에서 공개 채용을 하라고 하고 있는데, 이 시험에서 떨어지면 해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안검색원에 앞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된 소방직은 47명이 공채 시험에서 탈락해 일자리를 잃었다. 보안검색원들도 자칫하면 소방직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이런 문제점을 미리 치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추진한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이 이번 노조 통합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통합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취지는 고용 안전과 처우 개선인데,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당사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며 상황이 꼬였다”고 했다.
장기호 통합 노조 위원장은 “일방적인 졸속 정규직 전환 발표로 야기된 노·노 간 갈등을 치유하고, 보안검색 노동자의 고용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공인수 인천공항보안검색운영지부장은 “자회사 전환을 통해 고용 안정을 얻고, 교대제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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