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골목 상권 살리는 노후 주택 개조

류재현 2021. 6. 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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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최형렬/노후건물 개조식당 직원 : "그냥 그대로. 그냥 이런 여관이라는 그대로를 두면 혹시나 더 특별하지 않을까."]

[최형렬/노후건물 개조식당 직원 : "전화 오셔서 이제 방이 있느냐 물어보시는 분도 있고 재미로 그냥 웃고 넘기는 거죠, 서로. 파스타나 저희가 양식 쪽을 파니까 20대 분들은 재미로 한 번 오시는 거고요. 50대 분들은 옛날에 여관이라고 하니까 또 그 감성 때문에 자주 많이 찾아오시고."]

낡은 건물을 허물고, 자리에 크고 번듯한 새 건물을 짓죠.

지금까지 우리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해 온 일입니다.

하지만 최근 오래된 주택과 건물을 그대로 살려 카페나 식당으로 활용하는 가게가 늘고 있는데요.

옛 것이 주는 독특한 감성 덕분인지 찾아오는 고객이 늘고 있어 골목 상권의 새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같이 경제에서는 유행처럼 번지는 노후 주택 개조에 대해 알아봅니다.

대구 신천동의 한 주택가 골목.

오래된 2층 양옥을 카페로 개조했습니다.

커다란 통창을 내고 감각적인 내부 장식을 더 하니, 개점 몇 달 만에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Q. 노후 주택 카페, 반응은 어떤가요?

[홍대환/카페 대표 : "말 그대로 트랜드인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공사를 하다가 만 느낌이잖아요. 프랜차이즈도 당연히 좋지만 신선하고 색다른 걸 원하시기 때문에 좀 더 이런 개인 카페를 찾아 주시지 않나."]

Q. 왜 노후 주택을 선택했나요?

[홍대환/카페 대표 : "큰 도로, 유동인구 많은 곳은 권리금도 비싸고 임대료도 비싸고. 그런데 청년들은 초기 자본도 적고 월세도 저렴한 곳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골목에 자리를 잡게 되지 않나."]

노후 주택을 개조해 카페와 식당으로 운영하는 가게가 늘고 있습니다.

골목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오래된 공장과 학교 등 낡은 건물을 활용한 사례도 넘쳐납니다.

[김소현·홍서형 : "요즘은 완전 큰 프랜차이즈보다는 조그만 감성 카페 라고 흔히 말하는 그런데 찾아가고 보통 사진 찍고 그리고 약간 힐링하는 느낌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요."]

[김소현·홍서형 : "삼덕동이나 교동이나 이런 데 많단 말이에요. 그런데 굳이 찾아가는 편이에요."]

특히 복고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감성 가게'가 인기를 끌다 보니 낡은 건물과 녹슨 기계, 오래된 간판을 그대로 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출된 철근과 부식된 외벽.

조금만 손보면 세련된 디자인을 위한 재료로 손색이 없습니다.

노후주택 개조, 어떻게 해야 하면 좋은지 전문가와 상담해보겠습니다.

Q. 노후 주택 개조, 다 가능한가요?

[김남덕/인테리어 디자이너 : "대수선 공사가 불가능하다든지 용도변경이 안 된다든지 건축법상 인허가가 안 되는 현장도 많습니다. 무허가 건물이라든지 그래서 건축 법규상 가능한지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노후 주택, 무엇을 교체해야 하나요?

[김남덕/인테리어 디자이너 : "옛날 주택 같은 경우는 요즘 나오는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아닌 조적조나 목조 이런 형태이기 때문에 골조시공을 한 다음에 벽면을 제거해야 되는 부분이고 대부분 화재로 이어지는 부분들이 스파크 때문인데요. 전기배선은 20년이 지난 것 같으면 무조건 배선까지 다 교체하는 게 맞습니다."]

Q. 노후 주택, 무엇을 보존해야 하나요 ?

[김남덕/인테리어 디자이너 : "요즘 현대에 그런 기법들이 없는 게 많아요. 예를 들어서 빨간 벽돌 같은 창고라든지 그 다음에 회벽은 흔히 볼 수 없는 옛날 고주택 같은 데만 많이 사용되었던 건데 그런 부분들은 최대한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그 밖에 고려 해야 하는 것이 있나요?

[김남덕/인테리어 디자이너 : "주거에서 상업으로 바뀔 때는 정화조 문제라든지 주차 대수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반드시 확인을 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서 주택일 경우에는 정화조가 5인용 10인용이었다가 상업공간으로 바뀌면 20인용 50인용 대용량을 땅에 묻거나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되고, 그 다음에 주차 공간. 평수나 면적이나 인원수에 따라서 조금 차등이 있습니다."]

새로운 상권, 골목에 활기를 노후 주택 개조의 장점은 바로, 골목 경제를 살린다는 겁니다.

대구 신천동의 오래된 주택가와 고성동의 공장 지대, 교동, 삼덕동 등 구도심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주목받는 상권이 됐습니다.

[박재준/대구 신천동 공인중개사 대표 :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죠. 특별하게 여기가 다른 수요가 없는 그런 자리였는데 지금 카페 골목이 생기면서 시장이 지금 굉장히 핫한 상태입니다."]

대구 뿐만 아니라, 서울 연남동과 익선동 사례에서도 보듯, 골목 상권 바람은 이미 전국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골목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과거 토목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동네 상권과 문화, 커뮤니티의 결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인간 중심 개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옥우석/인천대 무역학과 교수·경제학자 : "정감 어린 형태라든지 분위기라든지 이런 것들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골목상권에서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이 고객들이 여기를 찾게 하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우려할 수 있는 점은 흔히 말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겠죠. 지역 상권에서 공동의 자산으로 생각을 하고 지역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후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와 식당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잠자던 골목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이면 사람이 모이고 또 골목마다 특색있는 문화도 만들어지겠죠.

평범한 것, 익숙한 것이 주목받는 시대, 우리 사는 골목 구석구석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같이경제였습니다.

류재현 기자 (j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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