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사 '직장 내 괴롭힘'..산재 승인 뒤 퇴직 권고

이지은 2021. 6. 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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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최근 유명 IT 기업들의 직장 내 괴롭힘과 억압적 조직 문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고용노동부가 괴롭힘 예방 우수 사례로 꼽은 포스코의 계열사, 포스코ICT에서도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한 정신적 압박으로 피해자는 업무상 질병, 산업재해 승인까지 받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포스코ICT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지난 2012년부터 6년 동안 직장 선배의 괴롭힘에 시달렸습니다.

상습적인 폭언과 고성, 따돌림에 사실과 다른 내용의 비방 등도 이어졌습니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팀장에게 괴롭힘을 보고했지만, 도리어 협박성 발언을 들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이렇게 해라. 회사에서 널 보호할 것 같냐? 조직에서 널 보호할 것 같아? 절대 안 해.'(라고 말했습니다)."]

심한 정신적 압박 끝에 결국 A 씨는 지난 2019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적응 장애에 따른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경고 처분에 그쳤고, 정작 피해자 A 씨가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출됐습니다.

또 부서장이 희망퇴직을 권고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괴롭힘 사건 등을 암시하며 재차 퇴직을 권고 받았습니다.

이후 경기도 소재 '역량개발섹션'으로 발령 통보를 받았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희망퇴직을 거부하니까 실질적으로 노동자 퇴출 프로그램인데, 사전에 협의 없이 발령을 내고.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거죠. 알아서 나가게끔."]

이에 대해 포스코ICT는 퇴직 권고는 희망 퇴직 접수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개인 사건과 무관하며,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는 회사 업무 특성상 부서나 사업장 이동은 빈번한 일이라면서도 경기도 발령은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성호/포스코ICT 경영지원실 인사 노무그룹 차장 : "회사의 경영 사정상 한시적으로 명예퇴직, 그리고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직원 한분 한분 개인 사정을 감안하여 충분히 배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

하지만 최근 민간 공익단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10명 중 7명이 신고 이후 근무조건 악화 같은 부당 처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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