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하늘 나라에서는 아프지 마세요"..유상철 감독 찐팬의 눈물

윤일지 기자 2021. 6. 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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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때부터 유상철 감독님 따라다니던 지수입니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마세요."

9일 오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마련된 유상철 전 감독의 추모 공간.

홍씨의 말처럼 현역에서 은퇴한 유 감독은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울산대학교 축구부,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았다.

울산현대축구단은 문수축구경기장에 유상철 감독 추모 공간을 마련해 20일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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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 가운데 유상철 감독의 팬인 홍지수씨가 고인의 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6.9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꼬마 때부터 유상철 감독님 따라다니던 지수입니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마세요."

9일 오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마련된 유상철 전 감독의 추모 공간. 유 감독의 오랜 팬인 홍지수씨(26)는 고인의 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곳을 찾은 홍씨는 아직까지 고인과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2005년 울산현대의 경기를 처음 관람한 홍씨는 멋지게 골을 넣고 환호하는 한 선수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홍씨의 '유상철 사랑'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유상철 선수를 보기 위해 2005년부터 2006년 은퇴 경기까지 1년 동안 빠짐 없이 경기장을 찾았다.

유 선수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공책을 들고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기다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키가 작은 꼬마는 유 선수의 시선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홍씨는 유 선수가 선수단 버스에서 내릴 때 '유상철 아저씨'라며 큰소리를 질렀다.

유 선수는 키 작은 꼬마 앞에 다가가 이름이 뭐냐 물어보며 사인을 해줬다. 이렇게 받은 사인만 50개가 넘는다.

홍지수씨가 유상철 감독에게 받은 사인. (홍지수씨 제공) © 뉴스1

유 선수는 경기 때마다 사인을 해달라는 홍씨에게 '맨날 사인 받아서 뭐하게?'라고 물었고, 홍씨는 '그냥 유상철 선수가 좋아서요'라고 대답했다.

유 선수는 음료수와 과자를 건네는 홍씨에게 '꼬마애가 돈이 어딨냐', '나한테 안챙겨 줘도 된다', '밥은 먹었냐'고 얘기하며 미소를 지었다.

홍씨는 "유 감독님은 항상 볼 때마다 웃고 계셨다.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항상 한결같은 분이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인자하게 웃어주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유 감독님의 2006년 울산현대 은퇴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경기가 끝나고 제가 '고생하셨습니다. 은퇴하시고 지도자나 감독이 되시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진짜 감독님이 되셨다"고 말했다.

홍씨의 말처럼 현역에서 은퇴한 유 감독은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울산대학교 축구부,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았다.

홍씨는 2014년 울산대학교 축구부에 유 감독이 부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울산대학교로 찾아 가기도 했다.

9년 만에 다시 유 감독을 만난 홍씨는 "사인을 받으러 쫓아다닌 꼬마였는데 기억이 나시냐"고 물어봤고, 유 감독은 "다 기억이 난다"면서 홍씨를 반갑게 맞았다.

'요즘엔 누구 사인 받고 다니냐'는 유 감독의 질문에 홍씨는 '저는 유상철 감독님 사인 아니면 받지 않는다'며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홍씨는 "유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부터 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를 봐주실 때마다 항상 친절하게 말해 주시고 늘 미소를 지어 주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1994년부터 울산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일본 가시와 레이솔 등을 거쳤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태극 마크를 달고 A매치 124경기 18득점을 기록하며 '유비'라는 애칭처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많은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울산현대축구단은 문수축구경기장에 유상철 감독 추모 공간을 마련해 20일까지 운영한다.

한편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도 추모 공간을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 가운데 유상철 감독의 팬인 홍지수씨가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1.6.9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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