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주X위하준 '미드나이트', 극장·OTT 동시 흥행 노린다 [종합]
배우들의 몸 사리지 않는 희생으로 완성된 '미드나이트'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공포를 선사한다.
9일 영화 '미드나이트'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진기주 위하준 박훈 김혜윤과 권오승 감독이 참석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작품은 한밤중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소리 없이 쫓고 쫓기는 극한의 사투를 그리며 숨막히는 긴장감 속 흡입력 있는 전개를 끌어낸 색다른 스릴러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다해 도망치지만 자신을 쫓는 연쇄살인마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관객들에게 또 다른 공포가 될 예정이다.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한 권오승 감독은 "아주 떨린다. 개봉이 되면 진짜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살인만이 목적인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역을 두고 제적진은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 평범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만들어지는 이질감을 통해 숨겨진 광기를 더 부각시키려 했다. 이 과정에서 위하준의 다양한 표정이 묻어나는 얼굴을 보고 이번 도식 역할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권오승 감독은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쓰던 중 청각 장애인 두 분이 대화를 하는 걸 봤다. 고요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누가 뒤에서 건드렸는데 굉장히 놀라시더라. 스릴러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체적인 캐릭터 경미에 대해 진기주는 "약하지만 강하다"면서 간결하게 언급했다. 이에 권오승 감독은 "스릴러 장르에서 주인공이 약한 경우가 많다. 청각 장애인은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일반인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 부분을 반영하고 싶어서 주체적인 성격을 넣었다"고 전했다.
작중 쫓기는 이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황을 더욱 살리기 위한 연출적 고민에 대해 "경미가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반응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포인트"라면서 "주변 신호를 보여주는 불빛, 신호를 통해 살인마가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배우진로 완성된 장르적 재미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드라마 '오! 삼광빌라' '초면에 사랑합니다' '이리와 안아줘'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진기주가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청각장애인 경미로 열연, 과감한 액션 연기에 이어 첫 수어 연기까지 소화하며 이전의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인물로 인생 캐릭터를 선보인다. 진기주는 이번 역할을 위해 많은 시간 동안 수어 연습을 한 것은 물론 끊임없이 달리고, 구르고, 매달리는 등 과격한 액션에 몸을 아끼지 않으며 긴장감 넘치는 추격씬을 완성했다. 이에 진기주는 "수어 학원에 다녔다. 청인, 농인 선생님 두 분이 제게 수어를 교육해주셨다. 막상 배우니 재미가 있었다. 조금 더 진짜처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쉽지 않았던 캐릭터기에 성취감도 높았다면서 "새로운 언어를 느낄 때의 흥미와 성취감을 느꼈다"면서 "수어가 굉장히 직관적이다. 기억하기도 좋았다. 수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유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영화 '곤지암'부터 곧 공개를 앞둔 티빙 오리지널 무비 '샤크 : 더 비기닝', 드라마 '18어게인'까지 다양한 인물로 변신을 시도했던 위하준은 극중에서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 역을 맡았다. 그는 "배우들과 너무 친하다. 얼굴만 봐도 좋아서 촬영 때 몰입이 안되더라. 특히 박훈은 너무 재밌다. 그런 부분이 힘들었지만 열심히 집중해서 찍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위하준은 극중 선과 악을 동시에 그려내면서 양면적인 부분을 표현해야 했다. 1인2역 못지 않은 연기 표현에 대해 "당연히 어려웠다. 제 유일한 장점이 얼굴의 이중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연기만 잘 표현한다면 1인2역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다채로운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박훈,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괴물'에서 열연한 길해연, 김혜윤까지 합세해 영화의 깊이를 더했다. 김혜윤은 캐릭터 접근 과정에 대해 "남매 호흡이 두텁게 쌓여야 했다. 그래야 관객들이 애틋함을 더욱 느낄 것 같았다. (이번 작품으로)박훈을 처음 봤는데 그전에 알던 사이인 줄 알았다.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현장에서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김혜윤은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되는 장면을 회상하며 "저는 액션신은 거의 없었다. 언니 오빠가 온 것을 파스 냄새로 알 수 있었다. 긴장감 있는 장면을 찍다 보니 무섭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훈은 "김혜윤이 정말 단역을 오래 했다. 경험이 많다 보니 몰입감 있게 연기한다. 옆에서 보니 얕지 않고 깊게 연기를 한다"고 칭찬했다. 이날 수많은 고생을 토로한 배우진에 대해 권 감독은 "미안합니다"라면서 희생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기주는 모녀로 호흡한 길혜연에 대해 "함께 수어 공부를 했다. 각자 시간을 맞춰 뵈었다. 정말 엄마와 딸 같았다. 수어 공부를 하면서 신기했던 게 수어도 성격에 따라 빠르기, 동작이 미묘하게 다르다. 제가 하는 수어가 경미와 잘 어울렸다. 길혜연도 엄마 역에 어울리는 수어가 나왔다. 다행이면서도 신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숨막히는 추격전을 예고하고 있는 '미드나이트'는 6월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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