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대 이상 임대사업자인지 못알려줘? 임차인 권리는 뒷전

진명선 2021. 6.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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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 더 엄격한 임차인 보호 규정을 적용받는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민달팽이유니온·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정의당 서울시당 등은 서울 송파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파구 내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들의 임차인 보호 규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송파구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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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
임대료인상률 상한 더 엄격한데
지자체는 임차인에 정보조회 거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이 9일 오전 송파구청 앞에서 임대사업자 규정 위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 더 엄격한 임차인 보호 규정을 적용받는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민달팽이유니온·민변 민생경제위원회·정의당 서울시당 등은 서울 송파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파구 내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들의 임차인 보호 규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송파구청에 촉구했다. 김대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100세대 이상 임대사업자는 임대료 5% 증액이 아니라 주거비물가지수를 적용받아 0.65%~1.33% 수준의 증액만 가능한데도 송파구의 한 주택에서는 3~6배 수준의 인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송파구청에 지난 3~5월 임차인으로부터 접수받은 임대사업자 위반 행위 5건을 신고했다.

임대사업자를 규율하는 민간임대특별법(민특법)은 2019년 2월부터 시행령을 통해 100세대 이상 민간임대주택단지(통계법 상 주거비물가지수)와 그 외 민간임대주택(임대료의 5%)에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주거비물가지수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통계법 상 지수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임대료 인상률이 통상 5% 보다 낮아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의 경우 임차인 입장에서 주거비 부담이 훨씬 적다.

문제는 임차인 입장에서 임대인이 일반 임대사업자인지 1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사업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두달 동안 실시한 임대사업자 불법행위 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32건 중 6건이 100세대 이상 임대사업자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임대사업자가 100세대 이상을 등록했는지 여부를 임차인이 확인하려고 하면 관할 구청에서 알려줄 수 없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하라고 한다”며 “임대인의 개인정보가 임차인의 권리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파구청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의 보유 주택 수를 공개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사업 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라 임대사업자가 문제삼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의무기간이나 임대료 인상률 상한(5%) 등의 정보가 적힌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써야하지만, 현행 계약서를 통해서는 100세대 이상 임대사업자에 대한 고지나 별도로 적용되는 임대료 기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재하다.

국토교통부는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100세대 이상인 경우에는 재계약 시 주거비물가지수 초과한 임대료 상승이 있을 경우 구청에서 규정 위반으로 반려해야한다”며 “구청이 100세대 이상인지 아닌지 알고 있고 이를 당연히 임차인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진 변호사는 “이번에 위반행위 신고를 진행한 송파구 사례의 경우 임차인이 임대사업자한테 명도소송을 당하면서 제출한 소송 자료를 통해 겨우 100세대 이상 등록한 임대사업자인지 여부를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례는 100세대 이상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가 임대사업자 등을 관리하는 게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고 중앙 부처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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