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문 연 '파리바게뜨'..동남아 진출 잰걸음

김범준 2021. 6. 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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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진출한 中·美·佛·베트남·싱가포르와 달리
캄보디아엔 현지 기업과 '첫 합작사' 간접 진출
초기 투자 부담 덜고, 시장진입 및 현지화 유리
"JV 적극 활용 인니·말련 등 글로벌 진출 가속"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해외 여섯 번째 진출 국가로 동남아시아 캄보디아를 택했다. 특히 이번 캄보디아 진출은 SPC가 현지 유력 기업과 협업해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현지 합작법인을 세워 매장 문을 연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파리바게뜨 캄보디아 1호점 ‘벙깽꽁점’ 모습.(사진=SPC 파리바게뜨 제공)
파리바게뜨 캄보디아 1호점 ‘벙깽꽁점’ 내부 모습.(사진=SPC 파리바게뜨 제공)
9일 SPC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Phnom Penh)에 파리바게뜨 1호점 ‘벙깽꽁점’을 개점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1월 캄보디아 현지 기업 HSC그룹과 파트너사로 손잡고 JV 회사인 ‘에이치에스피씨 유한회사’(H.SPC Co., Ltd)를 설립한 지 약 1년 7개월만이다. 벙깽꽁(Boeung Keng Kang)은 우리나라 강남역 일대와 같은 캄보디아 프놈펜 최대 상업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H.SPC는 파리바게뜨의 싱가포르 법인인 ‘파리바게뜨 싱가포르 유한회사’(PARIS BAGUETTE SINGAPORE PTE. LTD.)와 HSC그룹 계열사 ‘에이치에스씨 푸드앤베버리지 유한회사’(HSC Food & Beverages Co.,LTD)가 공동으로 자본을 투자한 합작 회사다. HSC Food&Beverages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버거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크리스탈제이드, 면세점 디에프에스(DFS)를 운영하는 등 식음료·유통 대기업이다.

SPC는 앞서 현지 법인 파리바게뜨 싱가포르를 설립하고, 2019년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연결된 복합 상업단지 ‘주얼창이’에 파리바게뜨, 메종드피비, 커피앳웍스, 쉐이크쉑 등 4개 브랜드 매장을 동시 개점하며 진출한 바 있다.

이번 캄보디아 파리바게뜨 1호점 개점은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에 이은 6번째 해외 진출이다. 앞선 5개 국가는 모두 SPC가 스스로 현지 법인을 세우면서 직접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 캄보디아 진출은 SPC가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 JV 설립을 통해 ‘간접 진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직접 진출은 본사(가맹본부)가 해당 국가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형태다. 이 방식은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초기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현지 시장조사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총괄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반면 JV를 통한 간접 진출은 마땅한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자본을 태워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가맹본사는 현지 기업에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상표 사용권(라이선스) 등을 제공하고, 인력을 파견하거나 감독·통제를 지원한다. 파트너사는 현지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운영 및 경영관리를 담당한다.

JV 방식으로 해외 진출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익은 지분에 따른 파트너사와 나눠 갖지만, 그만큼 현지 사업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또 현지 파트너사를 활용해 초기 시장조사와 정부 당국의 인·허가 승인 등 거점 마련이 수월하다. 빠른 현지화를 통해 매장 수 등 시장점유율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넓혀 나갈 수도 있다.

황재복(왼쪽) SPC그룹 대표이사와 말레이시아 다토 스리 모함마드 아즈민 알리(YB. Dato‘ Seri Mohamed Azmin Ali) 수석장관 겸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이 지난 4월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투자 방안 논의를 위한 면담을 갖고 기념품을 교환하고 있다.(사진=SPC 제공)
SPC는 이번 캄보디아 첫 JV 진출을 교두보 삼아 해외 현지 업체들과 협력을 더욱 넓혀갈 방침이다. 특히 미국, 중국에 이어 제3의 글로벌 성장축으로 공을 들이는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해 전진 기지로 삼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중동 지역 등 주변국으로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황재복 SPC그룹 사장은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 다토 스리 모함마드 아즈민 알리 수석장관 겸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을 만나 현지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인증 생산공장 건립 추진을 협의하기도 했다.

SPC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글로벌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사업뿐 아니라 SPC GFS의 원료 소싱, SPC삼립의 현지 사업 진출 등 다양한 사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 수석장관을 만나 현지 할랄 인증 생산공장 건립 추진을 협의하고,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며 “동남아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향후 중동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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