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우주센터 확장해 고체발사체용 제2발사장 짓는다..한화 등 고체 우주발사체 기업 육성 추진

조승한 기자 2021. 6. 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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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가우주위원회
2013년 발사된 나로호의 2단 고체연료 로켓. 2013년 발사된 나로호는 1단에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액체연료 로켓을 달고, 2단에 소형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정부가 2024년까지 민간 주도로 고체연료를 이용한 소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하는 것을 우주발사체 자립 계획에 추가했다.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고체연료 이용을 제한하던 한미미사일지침이 해제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를 위해 고체 발사체를 위한 발사대를 한국형발사체가 발사되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를 확장해 추가로 짓는다. 또 고체연료를 활용해 한국형발사체 임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9일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정하면서 우주발사체 기술 자립 전략에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와 발사장 개발을 추가하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 발사체는 추진제 특성에 따라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으로 나뉜다. 고체로켓은 고체 연료를 점화해 추력을 얻는 발사체다.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액체 연료를 쓰는 액체로켓보다 구조가 간단해 제작이 쉽고 개발비용이 저렴하다. 발사 과정이 단순한 점도 장점이다. 액체로켓은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연료를 쓰는데 발사 수일 전부터 주입해야 한다. 첩보위성의 감시를 피하기 어려워 군사용으로는 쓰기 어렵다. 국내 독자 개발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주력 엔진인 75톤 엔진도 액체로켓이다.

특히 미사일 개발 등에 쓰인 고체추진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민간 산업체가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과 일본, 인도, 중국은 고체로켓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이 2013년 첫 발사에 성공한 3단 로켓 ‘입실론’과 중국의 '창정 11호'가 모두 고체로켓을 쓴다.

정부는 민간이 고체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안보 수요의 초소형 정찰위성 등으로 발사 수요를 충족시켜준다는 계획이다. 초소형위성 시장 확대에 따라 증가하는 저궤도 소형 위성 반복 발사 수요 대응에도 고체연료 발사체가 유리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정책연구관은 "우주발사체는 저궤도와 소형위성에는 고체연료가 유리하다"며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빨리 만들 수 있고, 기업에서 쉽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체 우주발사체는 한화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 등을 주축으로 태스크포스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구축했다. 미사일용 고체기술을 보유한 한화는 고체 우주발사체를 통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복수의 우주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다양한 민간 기업이 소형발사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민간 발사장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발사장은 기존 발사 및 통제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에 설치된다. 고체연료 발사대는 연료를 채우는 설비 등이 필요없어 발사장 설비도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단순 점화로 발사할 수 있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기대다.

다양한 민간 기업의 발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2024년까지는 고체발사체를 지원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에서는 액체 발사체까지도 지원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8일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액체연료나 하이브리드연료의 경우는 좀 더 발사장이 복잡하게 구축되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발사대를 지향해 발사 임무를 지원할 수 있는 새 레인지시스템도 구축한다. 기존 한국형발사체에 쓰이는 레인지시스템은 한국형발사체의 발사방향을 보고 있다. 소형발사체 발사대 위치에는 함께 적용하기 어려워 새 레인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체연료를 활용해 한국형발사체의 임무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25년부터 개량형 한국형발사체 상단에 고체추진단 킥모터를 투입해 탑재체 투입 성능을 높인다는 목표다. 킥모터는 위성 등에 붙여 연료를 점화시켜 우주 공간에서 궤도 등을 바꿀 때 활용한다. 킥모터를 4단으로 활용하면 탑재체 무게를 늘릴 수 있고 탑재체를 더욱 고궤도로 보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킥모터는 한국형발사체에 실려 2030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달 착륙선 등을 궤도에 투입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위원회에서 이날 발표한 우주탐사를 위한 4단 킥모터 개발 사업개요에 따르면 고중량 달탐사선을 지구저궤도에 우선 투입한 후 고체킥모터를 이용해 달전이궤도(LTO)로 투입해 보낸다는 목표다. 현재 한국형발사체는 1.5t급 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km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정부가 2024년까지 민간 주도고 고체연료 소형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하는 우주발사체 자립 계획 변경안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은 2013년 나로호를 개발할 때 상단 고체로켓으로 킥모터를 개발한 적이 있다. 당시는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당시 고체로켓 총추력 제한인 100만 파운드·초로 개발 사양이 맞춰졌다. 이는 500kg 물체를 300km 이상 운반할 때 필요한 힘이다.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을 조합하는 혼합형 발사체를 쓰는 국가도 많다. 1단과 3단은 고체로켓, 2단과 4단은 액체로켓을 쓰는 인도 발사체 PSLV가 대표적이다. 유럽우주국(ESA)의 우주발사체 '아리안', 일본의 'H2'도 고체로켓을 부스터로 활용한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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