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마치면 7월부터 해외여행..'트래블 버블'로 젊은층 접종률 오르나
[경향신문]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된 일부 해외 국가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 이르면 7월부터 백신을 맞은 이들에 한해 싱가포르와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으로 단체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과 연계해 방역신뢰국가와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백신 접종이 충분히 진행돼 위험도가 낮고, 방역이 안정된 것으로 상호 인정할 수 있는 방역신뢰국가끼리 관광객 여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여행 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한다는 의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방역이 안정되고 신뢰도가 높은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래블 버블은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와 뉴질랜드, 대만과 팔라우 등에서 시행했거나 시행을 추진 중이다.
■누가 어떻게 갈 수 있나
트래블 버블은 접종 완료자로 구성된 단체여행부터 적용된다. 가족·소규모 인원 등 개별 여행은 방역 관리가 어려운 반면 여행사를 통해 통제 및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방역전담 관리사를 지정해 방역수칙을 교육·준수토록 하고 체온 측정·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한다. 방역전담 관리사는 우선 접종대상에 포함시켜 접종을 받은 뒤 7월부터 단체관광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여행사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관광상품 승인이 취소되고, 향후 승인신청을 제한하는 등 제재가 부과된다.
트래블 버블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예방접종증명서를 지참해야한다. 여행 출발 3일 이내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이용 가능한 공항은 인천공항과 상대국의 특정 공항으로 제한하고, 향후 양국 간 협의에 따라 다른 공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행객은 한국 및 상대국 국적사의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게 된다.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는 미취학 아동은 여행을 갈 수 없다.
여행 외의 다른 동선으로 이동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 것이 방역당국의 원칙이다. 단체여행으로 입국해 여행 일정 외 별도 시간에 다른 장소로 이동해 가족·지인을 만나는 것은 불가하다.
현재 국가별로 여행이 가능한 백신 종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 반장은 “어떤 백신까지 허용할 것인가는 실무적으로 논의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모더나·얀센 등을 접종 중이거나 접종할 예정인 반면 싱가포르는 화이자·모더나를 접종 중이다. 시노팜·스푸트니크V 등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한 외국인의 국내 여행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도 국가간 협의가 필요하다.
■젊은층 접종률 끌어올릴까
정부는 우선 싱가포르와 세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트래블 버블이 적용되는 국가는 추후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태국·괌·사이판 등과 트래블 버블 추진 의사를 타진해왔다. 윤 반장은 “우리와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을 아주 제한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 검토는 향후 방역 상황이 나아졌을 때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며 국가간 교류 회복을 논의할 수 있을 정도로 방역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있다. 해외이동이 통제되며 시민 불편과 항공·여행업계 어려움이 쌓여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트래블 버블은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될 중·장년층, 청년층 접종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접종을 받으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젊은층의 접종 수용성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래블 버블 적용대상이 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2주 경과)로 제한됐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젊은층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AZ 접종자는 3월 말, 화이자 접종자는 5월 말에는 1차 접종을 받은 경우에 7월부터 해외여행이 가능하다.
조형국·이호준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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