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학개미 눈치에 국내주식 늘리려다 국민연금 민간전문가 사퇴로 '내홍'

문지웅 2021. 6. 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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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정책委 정재만 교수 사퇴
"역할 할 수 없는 구조에 항의"

국민연금이 지난 4월 초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민연금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금운영위원회(기금위)가 국내주식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 확대 결정을 내리기 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자정책전문위원회(투정위)에서 먼저 검토가 이뤄졌다. 한 투정위원은 "당시 국내 주식 한도만 문제가 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투정위에서는 해외 주식, 해외 채권 등 다른 부분까지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투정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에 따라 기금위도 3월 말 한 차례 결론을 유보했는데 4월 9일 원포인트 회의를 열어 국내 주식 SAA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투정위에 민간 전문가로 참여해 온 정재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가 불만을 제기하며 사임했다. 정 교수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기금위가 투정위 의견을 따라야 하는 법적 의무는 없지만 투정위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국내 주식 SAA 허용 범위 확대 자체는 타당한 결론일 수 있다"면서도 "왜 이 시점에 해야 하는지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중요한 투자 정책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정위 의견이 무시당하는 일이 또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는 뜻이다.

한편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이달 말 열릴 7차 기금위 정례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취임하면서 6월 기금위 회의 때부터 기금위원으로 참석하기 때문이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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