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코로나 걸려도 덜 아파"..美 첫 '돌파감염' 연구결과 살펴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8일(현지 시각) 의료 종사자, 응급 요원, 최전방 근로자, 필수 노동자 등 39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에서 2021년 5월 14일 관중들이 야구 경기를 즐기고 있다. 구단 측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특별 구역을 마련했다. /연합뉴스

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비교한 결과, 백신을 한 차례 또는 두 차례 맞은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앓는 기간이 평균 6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백신 접종자가 침대에 누워있는 기간은 미접종자보다 평균 2일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었다.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발열이나 오한 같은 증상도 60% 덜 나타났다. 일부 접종자에게서는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은 미접종자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도 낮았다. 백신을 맞은 ‘돌파 감염자’의 코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양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40% 적게 나타난 것이다. 이들로부터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기간 또한 미접종자에 비해 6일 더 짧았다.

무엇보다 연구 대상자 중 돌파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백신을 두 차례 맞은 경우 91% 감소했다. 한 차례 맞은 경우엔 81% 감소했다.

CDC는 “이 연구는 mRNA 백신을 한 차례 또는 두 차례 맞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라며 “백신을 맞아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21년 5월 13일 미국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즈에 있는 쿡 카운티 보건국에서 루카스 키티캠런-모라라는 이름의 13세 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팻말을 들고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CDC는 이날 질병·사망률 주간보고서(MMWR)에 별도로 실은 논문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연령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DC는 미국에 백신이 보급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12일까지의 자료와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인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의 기록을 자료를 비교한 결과, 이러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백신이 보급된 이후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79%, 50∼64세에서 71%, 18∼49세에서 66% 줄었다. 응급실 방문자는 백신 보급 후 모든 성인을 통틀어 59% 감소했고, 65세 이상에서의 감소 폭이 77%로 가장 컸다. 입원 환자 역시 백신 보급 뒤 전체적으로 63% 줄었는데, 65세 이상에서 78%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사망자의 경우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다만 이들의 비율은 백신 보급 전 84.2%에서 보급 후 68.0%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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