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문득, 이 노래]③오월의 청춘들을 노래한 '오월의 햇살'

※일상 속에서 어떤 이유로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 그 노래들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스포티비뉴스=연예 에디터]<3>이선희 '오월의 햇살'
드라마 ‘오월의 청춘’이 8일 종영했다. 이날 마지막 회에서 황희태는 약혼녀 김명희를 5.18민주화운동 속에서 잃고, 41년이 지나서야 백골로 재회했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남자는 유품으로 돌아온 여자의 기도문을 읽고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 되어 흘린 눈물이/목 밑까지 차 올라도/거기에 가라앉지 않고/계속 삶을 헤엄쳐 나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남자는 하늘에 편지를 썼다. 자신에게 남은 날을, 그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살아가겠노라고.
‘오월의 청춘’은 5.18민주화운동을 다루려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남자와 여자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공간적 배경이 5월의 광주였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 밴 그날의 아픔은, 막아도 막아지지 않는 손가락 사이 눈물처럼, 느끼지 않으려 해도 느낄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이었다.
못내 아쉬운 점은 그 감정을 더욱 증폭시켜줄 삽입곡이 없었다는 점이다. 엔딩 장면에서 저릿한 가슴에 눈물꽃을 피워 줄 음악이 나왔더라면.
그 아쉬움에서 떠오른 노래, 이선희의 ‘오월의 햇살’이다. 이선희 5집(1989) 수록곡 ‘오월의 햇살’은 5.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된 청춘들을 위로하는 노래다. 브라스로 시작해 장엄한 피아노로 이어지고 다시 부드러운 기타로 연결되는 전주는, 그것만으로 청춘의 넋을 달래주는 진혼곡이다.
‘어두운 밤 함께 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 가고/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 친구 어디로 갔나/머물다 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오월의 햇살 가득한 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오월의 햇살’은 이선희가 노랫말을 썼고, 윤향기가 곡을 붙였다. 윤향기는 1964년 대한민국 최초의 록 음악 밴드라고 할 수 있는 키 보이스(Key Boys)를 결성한 1세대 뮤지션.
윤향기에게 곡을 써달라고 부탁했던 이선희는 이 노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990년 몬트리올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자신의 공연에서 그는 “’오월의 햇살’은 내게 특별한 노래다. 가사적으로 가장 아끼는 곡이다. 오월, 우리들의 아픔을 노래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곡의 의미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2011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었던 공연에서는 ‘오월의 햇살’을 공연 제목으로 삼았다.
‘오월의 햇살’이 수록된 이선희 5집 ‘한바탕 웃음으로’는 1989년 발표됐다. 그 때는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정권이 넘어가던 시기였다. 이선희 나이는 스물다섯. 검열이 심했던 그 당시 대중가요가 5.18민주화운동을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선희의 용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 gyumm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