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 왜 저는 평범한 연애를 못하고 불행한 연애만 하는 것일까요?

기자 2021. 6. 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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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미혼의 전문직입니다.

제 친구들은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습니다.

실제 힘든 사랑을 하는 이들 중에는 유년기의 상처로 인해 바탕감정이 비슷하거나 불행했던 부모와 닮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 간 불화가 심하거나 중독자, 또는 오랜 와병 탓에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우에 어린 나이 때부터 부모를 돌봐야 했던 이들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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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요한 정신과 의사

▶▶ 독자 고민

30대 중반 미혼의 전문직입니다. 제 친구들은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습니다. 저의 연애 역시 평범치 못합니다. 예를 들면 유흥업소 종사자, 이혼한 여성, 부채가 많은 사람 등과 사귀었습니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염려한 것처럼 제가 감당을 못해서 헤어지게 되더군요. 이번에 만난 사람도 알고 보니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더라고요. 왜 저는 이렇게 불행한 사람들만을 만나는 것일까요? 그럴 운명인가요?

▶▶ 솔루션

A : 유년기 상처가 원인일수도… 억압된 무의식 응시하고 깨뜨려야

우리의 인생에서 무의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영역이 어디일까요? 아마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가 좋은 이유를 여러 가지 꼽을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진짜 이유일까요?

우리는 상대를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렸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한 만남을 우리는 운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운명은 ‘무의식’을 달리 표현한 말입니다. 실제 힘든 사랑을 하는 이들 중에는 유년기의 상처로 인해 바탕감정이 비슷하거나 불행했던 부모와 닮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 간 불화가 심하거나 중독자, 또는 오랜 와병 탓에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우에 어린 나이 때부터 부모를 돌봐야 했던 이들이 그렇습니다. 이들은 집안일을 도맡아 하거나 일찍부터 돈을 벌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등 힘든 부모가 기뻐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나는 누군가를 잘 돌봐야만 괜찮은 사람’이라는 전제를 갖게 됩니다.

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평범한 이들보다는 불행한 이들에게 더 끌립니다.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성인이 돼서도 자신의 감정과 욕구는 외면한 채 누군가를 돌보고 기쁘게 해주는 데 익숙한 이들을 심리학에서는 ‘피플 플레저(People-Pleaser)’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 또한 깊은 결핍감을 가지고 있기에 결코 누군가를 안정적으로 돌볼 수 없습니다. 결국 둘 다 불행한 관계로 끝이 나고 맙니다.

그럼, 무의식은 운명처럼 거스를 수 없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의식의 의도는 단지 어릴 적 관계를 되풀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과거의 관계를 그대로 반복할 수도 있지만 이를 벗어나 성숙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단, ‘억압된 무의식을 응시하고 의식화할 수 있을 때’입니다. 불행한 연애를 반복한다면 무엇보다 자신도 모르게 계속하고 있는 ‘관계의 역사’를 살펴보고 자동화된 관계 패턴을 깨뜨려야 합니다. 혹시 혼자 힘으로 벅차다면 상담을 권합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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