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청어, 새끼 안잡으니 회복..약 쓰다고 미루면 피해 커져"

전재욱 2021. 6. 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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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①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 대사
한국보다 앞서 수산자원 관리 위기 겪었지만 극복
"새끼 생선 어획금지 공감대..수산물 관리가능 교훈"
"인류에 중요한 수산물..연어, 지속가능 단백질 공급"
과밀·과항생제 양식 우려에 "즐겨 먹는다" 일축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노르웨이 국민은 어린 생선을 잡지 말자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미 어린 생선을 잡지 않기 때문이죠.”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 대사가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정동에 있는 대사관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우문에 돌아온 현답이었다. 프로데 솔베르그(Frode Solberg) 주한 노르웨이 대사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노르웨이에서 어린 생선을 어획·유통하는 데 반대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산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을 이뤘다”고 했다.

솔베르그 대사는 전(全) 지구 공용어로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실현하는 게 ‘노르웨이 연어’라는 취지로 언급을 이어갔다. 연어 양식의 비윤리·비위생 어린 시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를 즐겨 먹는다”는 설명으로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 명태는 사실상 멸종했고, 오징어도 위기에 처했다. 노르웨이도 비슷한 사례를 겪었나.

△ 1960~70년대 청어가 거의 멸종할 뻔했으나 현재 회복했다. 당시 정부와 정부기관, 제조사, 어부 등이 협력해서 엄격한 관리 방안을 만들었다.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둬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 회복이 꽤 빨랐다. 우리가 얻은 교훈은 수산 자원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작은 생선은 어획을 금지했었나.

△ 그렇다. 당시 엄격해진 관리 방안은 많은 조치와 규제를 포함했는데, 작은 고기가 더 성장할 환경을 제공하고자 의도했다. (현재도 금지체장이 정해져 있다.) 중요한 것은 수산 자원은 반드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국가 간에 협업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해 당사자와 이해를 어떻게 조율했나.

△ 쉽지 않은 문제다. 수산 자원은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를 애써 이뤄냈다. 수산물 이해 관계자들이 스스로 수산 자원을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공동 책임이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 중요한 것은 ‘약을 쓰는 게 힘들다고 미루면 나중에는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 노르웨이에서 어린 생선을 잡지 말자는 요구가 있나.

△ 어린 생선을 잡는 데에 대한 규정과 가이드 라인이 이미 잘 구축돼 관리되고 있어 요즘 이런 논쟁은 거의 없다. 어린 생선을 잡지 않는 것은 수산물을 지속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방안이라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

- 인류가 수산 자원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바다는 인류에게 매우 중요하고 지속 가능한 단백질을 공급한다. 바다를 관리하면 이런 자원을 지속적으로 얻을 것이고,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국제 사회는 인류가 오늘날 바다에 행하는 행동 양식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프로데 솔베르그 주한 노르웨이 대사가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정동에 있는 대사관에서 집무실 벽에 걸린 현지의 대구 덕장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사진처럼 전통 방식에 따라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대구를 건조하고자 애쓴다고 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그러면서 솔베르그 대사는 연어가 인류에게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에 적합한 수산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연어(대서양과 태평양 합계·냉동 제외)는 2만9457t이고 여기서 노르웨이산은 98%(2만8938t·전년 2만6602t보다 8.7%↑)다.

- 연어가 과밀하게 양식되고 과한 항생제를 투여받는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씨스피라시’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 노르웨이 양식 기술은 굉장히 선진화돼 있어 항생제 사용이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 항생제를 극소량 사용하더라도, 연어가 아주 어린 단계에서 쓰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노르웨이는 바렌츠(Barents) 해(海)에서 차갑고 신선한 바닷물이 흘러들어오기에 연어를 양식하는 데에 이상적인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즉, 항생제를 투입하지 않고 양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노르웨이 정부가 보증한 안전한 수산물(연어 포함)을 한국에 수출하기로 양국이 협약을 맺은 상태다.

- 대사는 한국에서 노르웨이산 연어를 얼마나 자주 먹나.

△ 예를 들어 답하자면, 이번 주에만 관저에서 노르웨이 연어를 손님들께 대접하는 행사가 세 번 있었다.(인터뷰한 시점은 5월12일) 관저를 방문한 이들에게 노르웨이 연어를 제공하는 건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비위생과 비 윤리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이러지 못할 것이다.

- 연어 양식 사료용으로 쓸 어류를 남획하지 않는가.

△ 외부에 잘못 알려진 얘기다. 현재 연어 양식을 위해 다른 어류를 남획하지 않고, 앞으로도 않을 것이다. 사료는 대부분 콩으로 만든다. 연어 양식업자와 제조사는 콩을 재배하는 농부들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콩을 생산하고자 협력하고 있다.

- 작년에 중국이 유럽 연어가 코로나19 전파 매개체라고 했다.

△ 아니다. 어쩌다가 그런 주장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얘기가 나온 직후 잘못된 정보로 판명이 났다.

- 인류가 연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앞으로 인류는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 것이다. 육지에서 지속해서 단백질을 얻기에 한계가 있다. 바다는 보다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단백질을 생산하고, 연어가 적합한 대상이다. 노르웨이 연어 양식 회사는 이런 점에서 늘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FAIRR가 매해 세계 60개 단백질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 순위를 매기는데, 2019년 노르웨이 연어 양식회사가 1, 2, 5위를 차지했다.)

솔베르그 대사는…

△1965년 노르웨이 태생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육군 통신 주니어 장교학교·오슬로 사관학교 정치학 및 언어학 △노르웨이 육군 대위(~1995년) △노르웨이 외교부(1995년~) 안보비상대책 수석(2014~2015년)·인사담당 수석(2015~2018년)·주한 노르웨이 대사(2018년~현재)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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